박현주 개인전 'Symbol of Memory', 갤러리도스
김혜경 기자 | 입력 : 2021/11/14 [18:55]
갤러리도스 기획 박현주 'Symbol of Memory'
2021. 11. 17 (수) ~ 2021. 11. 23 (화)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Tel. 02-737-4678
▲ 박현주 개인전 'Symbol of Memory', 갤러리도스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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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시개요
■ 전 시 명: 갤러리 도스 기획 박현주 ‘Symbol of Memory’
■ 전시장소: 서울시 종로구 삼청로 7길 37 갤러리 도스
■ 전시기간: 2021. 11. 17 (수) ~ 2021. 11. 23 (화)
2. 전시서문
순간을 기억하는 영원, 오로라
갤러리 도스 큐레이터 김혜린
사람들은 종종 여행을 떠난다. 여행의 이유에는 저마다의 사정들이 있다. 지나가 버렸으나 아직은 놓아주지 못한 것들을 위한 시간을 벌고자 함이 있다면 편협한 일상과 구조에 지친 나머지 아무도 모르는 곳에서 자신을 내맡기기 위함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여행을 통해서 수만 가지 생각을 얻어갈 수도 있고 이와는 반대로 체증을 앓던 정신이 비워져 홀연하고 유유해지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오로라 여행을 가는 사람들이 하나 둘씩 늘어나기 시작했다. 머무르던 곳에서부터 더 멀리 떠나길 바라던 사람들은 지구라는 행성의 극단까지 향하기도 했다.
오로라는 과학적으로 태양과 지구의 운동성이 반응하여 탄생하는 대규모의 방전형상인 동시에 이 시대 오로라 여행의 인기에 힘입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도 인식됨이 친숙하다. 광활하고 신비한 자연현상과 시대적 문화현상을 아우르는 의미로서 자리 잡은 오로라는 그 깊이 있는 생명성으로 말미암아 예술문화의 원형으로 볼 수 있는 로마를 떠올리게 한다. 라틴어로는 새벽이라는 의미이며 로마신화 속 여명의 여신의 이름에서 유래되어 불린 것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오로라는 현 시대에 이르러 단순히 자연현상으로만 수용되지 않는다. 인간의 예술적 사고를 자극하는 매개체로서 활용될 수 있기에 우리는 박현주의 작업 또한 이러한 점에 근간함을 인지할 수 있다.
오로라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어두운 시각 오로라 빌리지로 진입해야 하는데 그때 인간은 수많은 별과 유성들에 둘러싸이며 경탄과 적요를 동시에 맞닥뜨리게 된다. 이는 비단 오로라 빌리지에서의 하늘뿐만이 아니다. 하늘은 언제든 어디에서든 인간에게 그러했다. 오래 전부터 많은 지식인과 예술가들에게 그랬듯 드넓으나 공허하지는 않은 천문의 세상은 인간에게 끊임없는 생각거리들을 제시한다.
인간은 그 세계에는 손을 뻗어서는 닿을 수 없음을 알기 때문에 별빛만큼의 총기가 어린 눈과 반짝이고 번뜩이는 생각과 기억들로 하늘의 질문들에 화답한다. 이는 곧 인간에게 살아 있음에 대한 기억과 감각 그리고 감사를 넘어서 인간의 유한한 삶과 그것에 이어져 있는 죽음에 대한 겸허함으로까지 기억된다. 삶과 죽음이 맞닿아 있는 삶의 고리를 인식함으로써 정지되지 않는 인간 삶의 역동성과 생의 열기를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마침내 일생을 직면하고 헤아려 보는 시간을 갖게 된 인간에게는 스스로의 존재 의미와 자아를 실현하고자 하는 예술적인 욕구가 샘솟는다.
작가는 이런 깨달음의 과정을 통한 창작 욕구를 오로라라는 상징을 통해 발현시킨다. 하늘에서 시작되어 오로라로 흘러가는 사유들은 기억으로 누적됨으로써 존재의 원초적 에너지이자 생명의 역동성을 증명한다. 더불어 인간의 인식으로 하여금 존재의 초월성을 느끼도록 유도함으로써 삶과 죽음에게 진화와 지속성을 부여한다. 작가는 이를 대기 중에서 직선과 곡선의 형태로 끊임없이 이어지는 오로라를 통해 형상화한다.
이러한 선의 변화를 통해서 일차적으로는 오로라 섬광의 일렁임이 묘사되며 나아가서는 변화와 생성이 지속되는 역동적인 삶의 형태에 대한 해석으로까지 확장된다. 또한 세월의 축적과 함축을 표상하고 결마다 자연의 넉넉함이 깃들어 있는 나무라는 감성적인 소재를 통해서는 기억이 쌓이는 과정과 따스한 생의 온기를 전달하고자 한다. 작가는 나무의 소재적인 측면을 고려한 후에는 형태적 측면에 주목한다. 평면부조의 형태로 직선과 곡선을 유려하게 조화시켜 조각함으로써 일렁이는 오로라를 한층 더 설득력 있게 다가오도록 구현한다.
밤하늘의 오로라를 관측하기 위해 여행을 떠난 사람들은 추위와 기다림을 견뎌낸다. 꿋꿋이 인고의 시간을 보낸 이에게는 꿈같은 보상처럼 머리 위로 오로라가 쏟아져 내린다. 여명처럼 찾아온 신비롭고 아름다운 현상에 반해 버린 인간은 그 순간이 영원으로 간직되어 주기를 바랄지도 모른다.
그래서 푸른 광야의 빛으로 때로는 심장의 붉은 빛으로 하늘거리는 여신의 옷자락을 그러쥐어 보고자 하나 끝없는 광야에 닿을 수 없음을 알고 심장의 붉은 전율을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음에 애틋하다. 대신 여신의 옷자락이 일렁이던 밤하늘은 시간의 흐름을 타고 머릿속으로 전이되어 영원으로 각인된다. 인간의 기억과 추억으로 남겨지며 지속되고 생장한다. 오로라는 사라졌어도 오로라를 보며 감상에 젖었던 인간 그리고 인간의 곁에서 자연의 순간으로써 교감하던 오로라는 여전히 살아 있으며 앞으로도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자연이라는 근원은 오로라라는 일종의 변주를 통해 새로운 생명력을 가지며 인간의 기억을 통해 끊임없이 저장되며 지속된다. 여기에는 영원함과 상호소통이 잠재한다. 그렇기에 작가는 인간의 기억과 기억하는 삶의 생명력을 사랑하는 방법으로써 이 지상의 오로라를 선보인다. 청연하고 가뿐하게 하늘의 푸른 옷자락이 펼쳐지는 이 공간이 삶과 사랑의 광경으로 잊히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 박현주, . Symbol of Memory, wood, 2021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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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Symbol of Memory, wood, 2021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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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작가노트
지난 시절을 떠올리면 한여름 밤의 은하수 같을 때가 많다. 아프고 슬펐던 일도 아득하고 아스라하여 그저 아름답게 반짝인다. 미처 소원도 빌기 전에 한순간의 탄성과 함께 어둠 저편으로 사라져 버린 별똥별 같기도 하다. 그리고 우리의 지금과 내일도 어쩌면 우주의 별자리를 찾아 헤매는 건 아닐까 싶다.
닿지 않는 먼 우주의 별들이 가끔 바람에 일렁일 때가 있다. 우주의 그 말할 수 없는 아득함이 신의 영혼 한 자락처럼 날갯짓을 한다. 우리는 그것을 오로라(Aurora)라고 부른다.
말할 수 없는 것을 말하기 위해 애쓰다 보면 말할 수 없는 것이 더욱 간절하고 애틋하다. 삶이 그러하고 사랑이 그러하다. 작가 박현주는 말로 표현하거나 그 무엇으로 흉내 내기 어려운 생명의 에너지를 <Aurora> 시리즈로 구현하고자 한다.
작가 박현주는 삶에서 얻어진 사유와 철학이 담긴 기억을 기반으로 작품을 구현했으며, 특히 기억을 오로라로 상징화하였다. 기억은 잠재적 형태로 존재하지만, 본인의 자기 인식을 끌어내는 수단이 되며, 본인 자신의 ‘존재 의미’와 ‘자아’를 실현하는 예술 행위의 바탕이 된다. 오로라는 자연 현상이지만, 본인은 오로라가 삶과 죽음을 넘어서는 생명의 역동성에 대한 상징이라고 보았으며, 본인이 가진 기억의 원형태인 순수 기억과도 맞물릴 수 있다고 보았다. 따라서, 본인은 순수 기억의 현실화로 오로라를 표현하였으며 이를 통해 자아 정립과 타인과의 조화를 실현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 박현주, Symbol of Memory, wood, 2021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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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Symbol of Memory, wood, 2021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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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Aurora, wood, 150x100x120cm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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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작가약력
박현주 Park Hyunju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과 및 동 대학원 졸업
부산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 박사
개인전 11회 (부산, 서울, 동경)
조각페스타 및 다수 아트쇼, 아트페어 단체전 참가
M.F.A Sculpture in Pusan National University
The Doctor of Fine Arts in Pusan National University
11 Solo and Invited Exhibitions (Pusan, Seoul, Tokyo)
Many other Art Shows, Arts Fairs, and Group Exhibi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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