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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피로연 - 국내초연 -체홉작

문예당 | 기사입력 2011/08/18 [01:54]

결혼피로연 - 국내초연 -체홉작

문예당 | 입력 : 2011/08/18 [01:54]


극단 각인각색의 색깔로 풀어낸 안톤 체홉 작품의 재창조!  '결혼피로연' 국내

초연되다. 극단 각인각색(상임 연출 이정하)은 2011년 여름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의

“결혼 피로연”(원 제: 스바지바)을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8월 24일 공연할 예정이다.

  2011년, 8월 24일 시끌벅적한 결혼피로연이 시작됩니다.  


결혼피로연


          원제:
스바지바




SUMMARY

극단 각인각색의 색깔로 풀어낸 안톤 체홉 작품의 재창조!

     '결혼피로연' 국내 초연되다.


극단 각인각색(상임 연출 이정하)은 2011년 여름 러시아의 대문호 안톤 체홉의

“결혼 피로연”(원 제: 스바지바)을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8월 24일 공연할 예정이다.


안톤 체홉의 '결혼피로연'은 한국예술종합학교의 박상하 교수의 번역본을 기초로,

이정하 연출과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홍재범 교수가 노어와 한국어의 어감을 살려

입말로 재번역하였다.


이정하 연출은 작품을 통해, 최대한 체홉의 일상성 속에 숨어있는

                             ‘삶의 찬란한 슬픔과 웃음’을 전달하고자 한다.



2000년 10월 극단을 창단하여 올해 10주년을 맞이한 각인각색은 기념공연으로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2011년 8월 24일에서 9월 4일까지 공연 될 예정이다.


극단 각인각색은 10여 년간 15개의 작품을 무대화 시켰으며 이 중심엔 現 극단 대표인

이정하 상임연출과 30.40대 기성배우들이 있다.


최근 여성연출가전을 비롯하여 2008년 (사)한국연극협회와 아르코 예술극장에서 주관한

한국 연극 100주년 기념사업 ‘고전 넘나들기’의 박승희 작 <고향>과 2010 신춘문예 공연

참가작 <유산> 역시 경험이 충만한 배우들을 중심으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창작에 있어 안주하는 법을 먼저 배우면 안 된다’는 기본 명제를 바탕으로

꾸준히 활동하고 있던 젊은 극단원들과 외부 프리랜서 스탭진을 재구성하여

이번 극단 각인각색 10주년 기념 공연 “결혼피로연”을 기획하게 되었다.


희극 "결혼피로연"은 안톤 체홉의 대표단막으로 지극히 평범한 주인공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

'웃음을 통한 눈물'을 그려내는 작가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결혼 피로연이라는 엄숙하고도 긴장된 상황은 극중 인물들을 통해 보여지는

우스꽝스러운 모습들로 인해 경쾌한 웃음으로 재탄생된다.



등장인물들 각자가 추구하는 욕망의 상이함은 일상의 차원에서 사소한 말다툼으로 드러난다.

그러나 그 속에 숨어있는 간극은 쉽게 극복될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충돌과 함께 모호함이 가득한 허풍스런 대화들로 인해 '결혼'이라는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가 무의미한 해프닝으로 전락하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는 인간의 삶이 '얼마나 조악하고 황량한가'를 보여주고자 했던

체홉의 시선에 담겨 있는 따스함을 느낄 수 있다.


인생 전환의 순간이며 동시에 또 다른 현실로 가는 길인 결혼(結婚).

관객들은 이번 공연을 통해 너무도 익숙해 단단하게 고착된 일상의 껍질에 가려진

인간의 삶의 본질, 인간의 참 모습을 웃음과 눈물, 연민과 비판을 통해

체홉 특유의 세계 속에서 새롭게 창조된 인물들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로의 기성배우들과 극단 각인각색 단원들의 만남으로

다채롭고 흥미로운 무대가 형상화될 것이다.

INFORMATION

공 연 명    연극 <결혼피로연> (원제: 스바지바)

관 람 가    13세이상

공연기간    2011년 8월 24일(수) ~ 9월 4일(일)

공연장소    설치극장 정미소

공연시간    평일 8시 | 토요일 4시/7시 | 일요일 4시 (월요일 공연 있음)

티켓가격    일반 25,000원 | 청소년(대학생포함) 15,000원

할인정보    조기 예매 할인 전석 15,000원 (~ 8/19까지 예매 시)

            장애인 및 국가유공자(1인 2매까지) 50%할인

공연문의     010 - 4938 - 2578극단 각인각색  

주    최    극단 각인각색

제    작    극단 각인각색

협    찬    라마라마, 아인북스, 각시탈, 산들벗, 김성은웨딩

후    원        서울연극협회

기획자문    ㈜쇼앤라이프

프로듀서    이정하

예술감독    이송

드라마트루그  민병은

원    작    A. 체홉

번    역   박상하

재구성/연출  이정하

스    탭    

무대_ 심채선 / 조명_ 황동균  / 의상_ 김정향 / 분장_윤정윤 / 움직임지도_김선권 /

안무- 조하영/ 작곡, 음악_ 조은나 / 조연출_김희철  /포토그래퍼_서동신 /

웹인쇄디자인_조슬기/ 기획자문 ㈜쇼앤라이프 / 기획 임정숙, 조현지, 문지수
            
출    연 홍재범, 조주현, 박명희, 백현주, 하덕부, 김승환, 고가연

          김혁종, 고태호, 최운학, 곽길한, 박소영, 김예진, 강준구



SYNOPSIS

부유한 러시아 14등관 쥐갈로프는 퇴직한 후 술을 마시며 일상을 보내고 있다.  

나이 든 딸을 결혼시키기 위해 애를 쓰던 그의 아내 찌모페예브나는 드디어 전당포에서

가격평가사로 일하고 있는 아쁠롬보프와 자신의 딸 다쉔까의 결혼식을 거행하게 된다.

딸의 결혼을 위해 많은 돈을 들인 찌모페예브나는 외부 사람들에게 자신의 집안의 명성과

부를 과시하기 위해 성대한 결혼 피로연을 열게 된다.


사위 아쁠롬보프는 장모 찌모페예브나에게 지참금으로 준비된 복권이 저당 잡혀 있다는 것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다. 한편 손님들은 결혼을 축하하기 보다는 참석할 것으로 예고된

장군 각하의 등장에 관심을 기울인다.


그의 참석으로 인해 함께 있는 자신들의 자존감도 상승될 것이라는 허영심의 발로이다.

그러나 퇴역 해군 중령인 레부노프는 보험설계사 뉴닌이 25루블로 자신을 높은 계급의

장군 하객으로 중개하고 그 돈을 가로챈 사실을 알게 되면서 분노한다.

그는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결혼축하객들에게 동조를 구하지만

축하객들은 혼란스러워하고, 그 와중에도 사위와 장모는 고용된 장군에게 지불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25루블의 향방에 대해서만 걱정을 한다.



ABOUT THE PLAY   (연출가  이정하의 글 中)

   "삶이란 그다지 커다란 갈등과 격정들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며,

              연극은 삶에 최대한으로 접근해야 한다"



남자와 여자가 결혼을 한다.

결혼은 행복의 결실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결혼은 불행의 시작이라며 미친 짓이라고 말한다.

많은 사람들의 축복 속에 인생의 행복한 터닝포인트가 되어야 할 결혼이

자꾸만 변질되어가고 있다고 느끼는 순간, 갑자기 삶은 허망하고 슬퍼진다.


결혼은 인간에게 사랑하는 사람과 가정을 이루는 축복받는 행위이고 의식여야 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조건과 상황에 따라 결혼의 성스러운 의식과 관계는 퇴색되어가고 있다.


결혼이 물질적 가치의 많고 적음에 의해 성공할 혹은 실패할 가능성을 평가 받는

이 시대의 슬픈 상황…

비단 결혼이라는 의식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전반에서 느낄 수 있는 인간관계의 부조리함과 위선…


극단 각인각색의 10주년 정기공연을 결혼피로연으로 준비하면서

난 행복한 우리 극단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현실은 힘듬의 연속이지만 아직은 살만 하다고… 그리고 살아가야 한다고…

체홉의 말처럼 우리는 우리에게 주어진 삶을 견디며 살아야한다고…




HOT POINT

하나. 극단 각인각색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

극단 각인각색은 2000년도에 각기 다른 배경과 생각, 이념을 가진 배우들이 만나

“한국 연극의 새로운 트렌드를 열자!”는 취지로 창단하여 창단 이래

<문, 벽, 콘크리트>를 시작으로 <고향>, <우리 오마니 살아계실 적에>, <불청객>,

<돌팔매>등 우리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고자 하였다.


특히 이번 공연은 극단 창단 10주년 기념 공연으로써 ‘결혼’이라는 소재를

상임연출 이정하가 중심이 되어 대학로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배우들과 함께

이 시대에 새로운 화두를 던져 보고자 한다.


왜 21세기 한국의 젊은 남녀들은 홀로 중년으로 넘어가고 있는가?

그들이 결혼을 기피하며 어려워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각인각색의 <결혼피로연>에서 그 이유를 만날 수 있다.


둘. 2011년 우리에게 ‘결혼’이란?

2011년, 시대가 바뀌어가면서 결혼의 형식도, 결혼에 대한 가치관도 달라졌다.

결혼의 본질적인 이유는 사랑하는 사람들끼리의 사랑의 결실이다.

하지만 때로는 결혼이라는 제도가 사랑하는 두 개별자의 완성된 결속이 아닌

가족제도의 결박처럼, 집안들 간의 거래로 생각이 되는 지점이 있다.

모든 제도에는 장점과 단점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결혼 피로연> 은 이러한 결혼제도의 양면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결혼을 통해 금전적인 문제 해결을 꿈꾸는 아쁠롬보프,

사회의 이목 때문에 늙은 딸을 마치 떠넘기듯 결혼시키려는 찌모페예브나.

이들의 문제가 상충되어 벌어지는 이야기가 2011년 8월에 대학로를 찾아갈 것이다.

현재 한국의 많은 수의 결혼중개업체는 무엇을 가장 중요한 선택기준으로 제시하고 있는가?

셋. 대학로 최고의 연기파 배우各人各色 (각인각색) 의 배우들!

이번 극단 10주년 공연은 극단 각인각색의 배우들만이 아닌, 대학로에서 입지를

굳힌 실력파 배우들이 뭉쳤다!


이번 작품의 주인공인 연기파 여배우이자 날카로운 작품분석의 백현주!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을 한국연극에 주체적으로 수용하고자 하는 홍재범!

감칠맛 나는 연기로 대학로를 반하게 한 배우 조주현!

코믹 고전에 도전한 아름다운 여배우 박명희!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 의  히로인 하덕부! 등

막강 배우들이 극단 각인각색의 10주년 기념 공연을 위해 한데 모여 공연준비를 시작한다.


연륜과 열정이 묻어나는 배우들과 자신만의 색깔을 가지고 있는 상임연출 이정하를 중심으로

안톤 체홉의<결혼 피로연>을 새롭게 태어날 것이다.

ACTORS

N. 찌모페예브나 役 백현주



연 극 : <반쪽 날개로 날아온 새>, <밀크우드>, <죽음 혹은 아님>

         <과학하는 마음> <개가 튼 내 인생>

뮤지컬 : <엄마를 부탁해>

영 화 : <마지막 밥상>, <황해>, <사랑이 무서워> 외 다수

E. 아쁠롬보프 役 홍재범 現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저 서 : 「한국대중비극과 근대성의 체험 」(박이정,2002),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과 한국극예술의 접점 」(연극과 인간, 2006), ),

        「꿈연극」(연극과 인간, 2008)

연 극 : <노부인의 방문>, <태>, <마르고 닳도록>, <카르멘>,

         <꽃다방 이야기>, <인형의 집>

E. 쥐갈로프 役 조주현



연 극 : <날 보러와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느릎나무 그늘의욕망>,

         <블랙코메디> <기차3>

영 화 : <오디션>, <신기전> 외 다수

수상경력 : 거창국제 연극제 남자연기상 수상, 고마나루 향토연극제 연기상

A. 즈메유끼나 役 박명희 現 청주대학교 연극학과 교수



연 극 : <인내의 돌>, <오델로 니그레도 >, <안티고네>, <햄릿>, <마술연필>

수상경력: 2010년 100페스티벌 연기상 수상

P. 까라울로프 役 하덕부 現 배제대학교 /성신여대 출강



연 극 : <세자매>, <바냐 삼촌>, <체홉.손수건.com>, <배우들 준비하다.>,

         <오리날다.덩기둥땅! /연출>

영 화 : <조용한 가족>, <텔미썸딩>, <오버 더 레인보우>,

          , <슈퍼스타 감사용> 외 다수

PLAYWRIGHT  

안톤 체호프 (러시아 작가)  [Chekhov, Anton Pavlovich]



1860년 1월 29일 ~ 1904년 7월 15일.

러시아의 극작가이자 근대 단편소설에서 가장 앞선 거장으로 꼽히며

19세기말 러시아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특출한 존재이기도 하다.

객관주의 문학론을 주장하였고

시대의 변화와 요구에 대한 올바른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저술 활동을 벌였다.

걸작으로는 〈갈매기 Chayka〉•〈바냐 아저씨 Dyadya Vanya〉•〈세 자매 Tri sestry〉

〈벚꽃 동산 Vishnyovy sad〉이 있다.


체홉은 인간의 평범한 일상에 관심을 기울이고 거기서 인간 존재의 답을 구하려고 했다.

체홉은 일상이라는 껍질에 가려진 인간의 삶의 본질,

인간의 참 모습을 웃음과 눈물, 연민과 비판, 감정동화와 객관주의,

멜로드라마와 자연주의의 절묘한 조화를 통해 그만의 독특한 희곡 세계 속에 창조하였다.


작가의 초기작인 <결혼피로연/1889년>은 평범한 주인공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일상적이고 사소한 인간의 삶의 모습을 통해 '일상의 슬픈 희극성', '웃음을 통한 눈물'을

그려내는 작가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DIRECTOR

재구성 / 연출 : 이정하



극단 각인각색 상임 연출 / 現 세명대학교 교수

<문, 벽, 콘트리트>, <피살된 흑인을 위한 의식>, <우리 오마니 살아계실 적에>, <몽중설몽>

<여름제비>, <고향>, <유산> 외 다수


주요 STAFF

번역 / 액팅코치 : 박상하 現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

논 문 : ‘ E.V. 박탄고프의 배우교육시스템과 공연미학

저 서 :‘박탄코프’

연 극 : <북어대가리>, <해로가>, <담장위의 고양이>, <바냐삼촌> 외 다수


예술감독 : 이송 現 청운대학교 교수  
                                                                        
저 서 : ‘내면연기의 기술’,‘연극놀이, 연극만들기’

연 극 : <어느 계단 이야기>, <타오르는 어둠속에서>, <햄릿>, <피의 결혼> 외 다수


드라마트루그 : 민병은 現 중앙대학교 객원 교수

논문: <연기, 비(非)연기, 그리고 일상생활 속의 연기>

        'Athol Fugard in Post-Colonial and Authoritarian South Korea'

저서: <자이니치 극단 아랑삶세와 파랑새의 공연학>,

       <자이니치 극단 신주쿠료잔파구의 공연학>, <일상 속의 공연과 공연예술(공저)>

예술감독: <연극 애자>, <도둑놈 다이어리>, <몽키>

드라마투르그: <유산>, <체홉.손수건.com>, <피살된 흑인을 위한 의식>


         8월 24일 [극단 각인각색]의 결혼피로연에 초대합니다.

                          축의금은 정중히 사양합니다.

번역의 글

                 박 상 하(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연기과 교수)

우선, <극단 각양각색>의 10주년 공연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한국의 연극계에서 한 극단이 10년을 지속적으로 공연을 했다는 것은

분명 축하하고 존경받아야 할입니다.

이정하 선생님의 그동안 노고와 끈기에 박수를 보냅니다.


A.체홉의 “스바지바(결혼피로연)”는 전세계적으로 수없이 공연되어온 작품이지만,

한국에서는 거의 공연되지 않았습니다. “스바지바”는 세태풍자극입니다.

그것은 인간의 속물근성에 대한 풍자이자 비꼼입니다.

체홉의 “스바지바”는 러시아 19세기의 세태풍자극이지만,

번역자는 오늘날 한국에서도 여전히 소통될 수 있는 명작이라고 판단합니다.

다만, 문화적 차이로 인한 번역상의 단어선택과 문장의 의역을 이정하 연출이

어떻게 각색을 가했는지는 전적으로 그녀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A.체홉의 작품을 번역, 각색, 연출하면서 든 생각은

‘사람의 내면을 참 많이 연구하고 이해하고 있는 작가구나!’ 였습니다.

그렇기에 그의 인물들은 항상 의사소통의 문제가 중심에 있습니다.

“스바지바” 또한 예외는 아닌 것 같습니다.

레부노프(퇴역중령)의 ‘사람 어디있소!’라는 대사는 그것을 반증하고 있습니다.


다시 한 번 <극단 각양각색>의 “스바지바” 10주년 공연을 축하드리고,

그동안 애쓰신 배우분들과 스탭분들에게 수고하셨다는 말을 전합니다.
  
드라마 투르기의 글

   결혼피로연: 격동기의 인간군상들

     민병은 (중앙대학교 객원교수/공연학 박사)



     [결혼피로연]은

러시아의 희곡작가, 안톤 파블로비치 체홉(Anton Pavlovich Chekhov)의 1889년 작품이다.

체홉이 1860년에 태어났으니 채 서른 살이 되기 전에 쓴 작품이며, 그가 쓴 단막극으로는

마지막([결혼기념일], 1891)에서 두 번째 작품이다.


즉, 이 작품은 희곡작가로서 체홉이 단막극에서 장막극으로 옮겨가는

과도기에 위치한 작품이며, 따라서 그 후에 쓰인 장막극의 전조를 상당히 많이

담고 있는 작품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분석은 작품이 쓰인 연대에 기초해보면 분명해지지만,

연대기적인 지식이 없이 처음 [결혼피로연]을 읽었을 때에도

이 작품에 나오는 등장인물 하나하나를 이미 다 만나본 느낌을 받았던 것으로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다.  

그것은 [결혼피로연]의 등장인물들에서 그 후에 쓰인 [갈매기], [바냐 아저씨], [세 자매],

[벚나무 동산]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원형을 발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결혼피로연]뿐 아니라 다른 단막극에도 해당되는 것이긴 하다.}  
    

다양한 군상의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 작품은 흥미로운 동시에 조금 산만하기도 하다.

또한 이 작품에는 어떤 파경이나 대단원도, 또는 체홉식의 ‘느슨한’ 스토리라인마저

존재하지 않으며, 체홉이 말하고자 하는 것들이 때로는 그다지 세련되지 않게,

즉 투박하게 던져져 있다.  

    
대신 이 작품에는 시대와 세월과 시간을 겪어내는 인간들이 전면에 나와 있다.  

그들은 그다지 규모가 크지 않은 마을에서 서로를 보아가며, 참아가며,

받아들이며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그들이 어느 [결혼피로연]에 모여서 자신들이 겪어내고 참아내는

시대•세월•시간에 대해서―때로는 엉뚱하게, 때로는 집요하게, 때로는 공격적으로,

때로는 자신도 모르게―그들의 속내를 드러낸다.  

    
실제로, 하객들은 자신들이 참석한 [결혼피로연]의 주인공인 신랑과 신부에 대해서

그다지 관심이 없다.  다만, 각각의 등장인물들은 자신이 [결혼피로연] 속에서

맡고 있는 무형의 역할에 가급적 충실하려고 노력할 뿐이다.  

하지만 그들은 끊임없는 충돌의 한 가운데에 존재한다:

과거의 시대와 미래의 시대가 충돌하고, 국가 간의 편견이 충돌하고,

세대 간의 가치가 충돌한다.  

(역설적이지만) 그 속에서 그들은 각자의 참모습을 찾아가려고 노력한다.

관객들은 각각의 등장인물이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 속에서 그들의 삶을

살짝 엿볼 수 있을 뿐,

그들이 왜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밖에 없는지 그 깊은 속은 알 수가 없다.

언제나처럼 체홉은 핵심은 피하고, 중요한 내용은 말하여지는 것이 아니라

말하여지지 않는 것에 담아내기 때문이다.


결론 없는 ‘열린’ 결말, 그것이 체홉 단막극의 ‘맛’이라고 할 수 있으며,

그 덕분에 관객들은 신랑•신부를 비롯한 등장인물들의 삶에 대해서 감정이입을 하며

마음 아파하지 않고도 그들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 공연을 만든 사람들은 체홉이 미처 말해주지 않은 것들을 알아내기 위해서

그 당시의 러시아에 대해서, 그리고 러시아의 결혼풍습에 대해서

연구•조사하고 고민하였다.  


이는 관객에게 러시아와 그 결혼풍습에 대해서 알려주기 위함이 아니라,

그것을 공연 속에 완전히 녹여서 관객들이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그리고 그들이 만들어내는 다양한 상황 속에서 체홉과 체홉이 말하고자 한 것을

‘거침없이’ 마주하게끔 하기 위해서이다.

  자, 이제 이 결혼피로연을 즐기시라!

* 원본 사진 및 관련 동영상 ->  http://www.lullu.net/data/lullu_net/bbs/view.php?id=inform01&no=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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