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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의 정통 클래식 볼쇼이 버전의 <백조의 호수> 5월 3일~8일

문예당 | 기사입력 2003/03/25 [16:58]

국립발레단 의 정통 클래식 볼쇼이 버전의 <백조의 호수> 5월 3일~8일

문예당 | 입력 : 2003/03/25 [16:58]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발레 <백조의 호수>'유리 그리가로비치'를 초청, 볼쇼이 버전의 <백조의 호수>
이미 <스파르타쿠스>나 <호두까기 인형>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듯이

주역, 솔리스트, 군무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용병술을 무기 삼아

화려한 볼거리를 만드는데 천재적인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특기가

이번 <백조의 호수>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2003년 <백조의 호수>의 해에 선사하는 정통 클래식 버전


5월 가정의 달에 준비한 로맨틱 가족 발레

국립발레단과 예술의전당은 오는 5월 3일(토)부터 5월 8일(목)까지

고전 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예술의전당 창립 10주년 기념행사의 일환이자,

국립발레단으로서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정통 고전 발레를 선사한다는데 의미를 두고 있다.


국립발레단은 2001년 6월에 예술의전당과 함께 세계 발레계의 살아있는 신화

'유리 그리가로비치'를 초청, 볼쇼이 버전의 <백조의 호수>를 한국에 소개했다.


이 버전은 유료 객석 점유율 87%를 기록,

그 해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유료 관객 순위 3위에 랭크됐을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다.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백조의 호수>가 러시아 볼쇼이 극장에서만 240여회,

세계 50여개국에서 공연된 '정통 클래식 발레'를 대표한다면,

올해 내한하는 마츠 에크 버전이나 매튜 본 버전은 현대적으로 완전히 탈바꿈한 <백조의 호수>여서

관객들에게는 올해가 세 가지의 서로 다른 <백조의 호수>를 비교하며 감상하는 즐거운 한해가 될 것이다.



■ 개요


□ 일시 (전회 오케스트라 생음악 반주)


일시        5.3(토)        5.4(일)        5.5(월)어린이날        5.6(화)        5.7(수)        5.8(목)

       15:00        *        공연2        공연4        휴식        *        공연7

       19:00        공연1        공연3        공연5                공연6(19:30)        *


□ 장소: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 주최: 국립발레단, 예술의전당



□ 입장료:

R석 60,000원 S석 50,000원 A석 40,000원 B석 30,000원 C석 20,000원


□ 예매 : 예술의전당 서비스 플라자 ☎580-1300


□ 주요스태프


예술감독 : 김긍수

작    곡 : 표트르 차이코프스키

원    작 : 블라디미르 베기체프, 바실리 겔쩨르

각색/안무: 유리 그리가로비치


지    휘 : 최승한

관 현 악 :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무대/의상디자인 : 사이몬 바르살라즈

무대/의상 제작 : 러시아 그라스나다르 극장



■ 공연소개 - 2003년 백조의 호수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발레 <백조의 호수>


<백조의 호수>는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전세계 발레 팬들로부터

끊임없는 사랑을 받고 있는 클래식 발레의 대명사이다.

낮에는 마법에 걸려 백조로 변하는 오데트 공주와 그녀를 구하려는 지그프리트 왕자,

이들을 지배하려는 천재적인 악마의 싸움이 주요 줄거리.


궁중 무도회에서 최고 기량의 무용수들이 펼치는 화려한 춤들도 장관이지만,

음울하고 신비로운 호수에서 스물 네 마리 백조들이

차이코프스키의 극적인 음악에 맞춰 추는 환상적인 춤은 단연 압권이다.


그러나 다른 그 무엇보다 <백조의 호수>가 자랑하는 매력은 한 발레리나가

우아하고 청초한 백조 오데트와 요염하고 도발적인 흑조 오딜 역을 춤추므로써

발레리나의 대변신을 한번에 감상한다는 점.




그 명성, 그대로!

살아있는 신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



유려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과 감성을 자극하는 스토리 때문에

이 작품은 그동안 수많은 안무자들에 의해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졌지만,

천재적인 악마가 왕자와 치열한 대결구도를 보이는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볼쇼이 버전만큼 극적인 발레는 없었다.



이미 <스파르타쿠스>나 <호두까기 인형>을 통해서도 증명되었듯이

주역, 솔리스트, 군무에 이르기까지 빈틈없는 용병술을 무기 삼아

화려한 볼거리를 만드는데 천재적인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특기가

이번 <백조의 호수>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된다.



다른 <백조의 호수> 버전과 달리 1막과 2막에 추가된 '악마와 왕자의 남성 2인무'와

1막 '광대의 32회전',

1막 궁정의 군무왈츠(어떤 관객은 이 부분때문에 그리가로비치 버전을 택한다고 한다),


2막 각 나라 왕녀의 춤에 새로 삽입된

'러시안춤'과 기존 버전보다 솔리스트들의 기량이 더욱 보강된 민속춤의 묘미는

주역의 춤이나 백조 군무 못지 않게 관객들의 많은 박수를 받는 부분이다.

특히 안무자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기존 <백조의 호수>에서는 단순한 악마에 불과했던

로트바르트를 지그프리트 왕자의 무의식을 좌우하는 천재적인 존재로 묘사하여

'운명(악마)과 사랑(왕자)'의 치열한 싸움을 그림으로써


우리가 동화로만 알던 <백조의 호수>를 심리 묘사에 충실한 낭만 소설의 경지로 올려놓았다.


때문에 무용수들에게 그 어느 <백조의 호수>보다 치열한 긴장감과

뛰어나고 깊이있는 연기력을 요구하고 있다.



비극과 해피엔딩이라는 두 가지 결말 중

국립발레단 공연에서는 관객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기 위해 해피엔딩을 택했다.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이를 위해 차이코프스키의 음악의 빠르고 경쾌한 풍을 살리는 방향으로

악보를 전면 재편집하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안무자와 함께 이러한 작업에 함께 참여하면서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백조의 호수>를 들려 줄 이는

현재 연세대 교수인 최승한과 예술의전당 상주 단체인 코리안 심포니 오케스트라.


국립발레단은 이 작품으로 2001년 10월에는 중국 상하이 공연,

2002년 4월에는 도쿄를 포함한 일본 4개도시 순회 공연을 가져

'대륙을 매혹시킨 한국의 백조(중국 공연 평)',

'일본 열도를 감동시킨 한국의 국립발레단(일본 아사히 신문, 일본 댄스 매거진)'이란 찬사를 받았다.



올해 <백조의 호수>에는 우리 시대 최고의 발레 스타 이원국, 김주원, 장운규, 이원철, 윤혜진이 참가한다.

특히 이원국과 김주원은 동아일보가 취재한 '프로들이 선정한 우리 분야 최고' 에서

국내 최고의 무용가 1위와 2위, 최고의 클래식 발레 무용가 1위와 2위에 뽑혔다.


한편, 지그프리트 만큼 주목을 끌고 있는 매력적인 배역인 악마 역에는 신무섭, 정주영, 이영철이 발탁됐다.

그리가로비치 버전에서 가장 중요한 무대장치가 '악마의 혀'를 상징하는 중앙 커튼이며

이 발레의 전체적인 흐름을 주도하는 인물이 바로 악마임을 감안할 때 기대가 되지 않을 수 없다.



1969년 그리가로비치 버전 초연 이후 전 세계적으로 드높아진 그 명성

그대로를 재현하기 위해 국립발레단과 예술의전당에서는

2001년에 1톤의 무대장비, 169벌의 의상과 장신구, 91개의 소품 등을

러시아 그라스나다르 극장에서 직접 제작하여 들여왔다.


올해에는 조안무가 올가 바슈첸코(Olga Vassioutchenko전 볼쇼이 발레단 수석무용수)와

조명감독 미하일 서칼로프(Mikhail Sololov 현 볼쇼이극장 조명감독)가 가세하여

80명의 한국 무용수와 함께 보다 완성도 높은 무대를 보여줌으로써

2001년 초연 때의 성공을 능가하겠다는 포부.




■ 작품 해설 1 - 유리 그리가로비치 버전의 특징


1963년 37세의 젊은 나이로 볼쇼이 발레단의 예술감독이 된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자신이 가장 좋아하는 음악가인 차이코프스키를 위해 <차이코프스키 발레>라는 이름으로

그가 작곡한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인형' 등을

작곡가의 원래 의도에 맞게 재안무하여 성공을 거둔다.



1969년 그리가로비치가 재안무한  <백조의호수>는 그동안 우리가 많이 봐왔던

러시아 키로프 발레단이나 영국 로열발레단 등의 <백조의호수>와 비교해 볼 때

내용이나 안무 스타일이 매우 다르다.



가장 큰 특징은 악마 로트바르트에 대한 해석이다.

다른 버전에서는 지그프리트 왕자와는 별개의 인물인 악한 마법사로서 표현되지만

그리가로비치 버전에서는 이 악마가 지그프리트 왕자의 또 다른 내면,

즉 '악의 근성'이라고 표현된다.



지그프리트 왕자와 백조 오데트는 우리들의 선한 면과 사랑을,

악마와 흑조 오딜은 악한 면과 운명을 상징하는데

이 상반된 성격들이 한 인간 속에 존재하여 상황에 따라

그 힘이 변화하기 때문에 그리가로비치의 <백조의호수>를 보는 관객들은

누가 나쁘고 좋고를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

왜냐하면 둘 다 우리들이 갖고 있는 본성의 일면이기 때문이다.



발레가 단순한 동화의 수준이 아니라 인간의 본성과 삶의 철학을 나타내는 소설이기를 바랬던

그리가로비치의 <백조의호수>가 어떻게 다른지는

안무가 그리가로비치의와의 인터뷰를 통해 직접 들어본다.



내 작품을 말한다 -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말하는 백조의 호수


Q1. [백조의 호수] 다른 버전에는 4막 구성인데 당신은 2막 4장을 취한 이유가 있습니까?

A1. 표면적으로는 별로 변화한 것이 없어 보이는 장 구분이지만

    각 막의 1장은 궁정에서 벌어지는 현실세계를,

    각 막의 2장은 백조의 호수가에서 벌어지는 비현실세계로 설정하여

    각 막 마다 현실과 비현실이 지그프리트 왕자의 의식 속에서 끊임없이 교차하고 충돌하게하여

    극적인 긴장감이 유지되도록 배치했습니다.



Q2. 다른 버전에 비해 상당히 비중이 부각된 악마 로트바르트의 역할에 대해 말씀해주시죠.

A2. 제 <백조의 호수>에는 로트바르트라는 구체적인 인물이 없습니다.

    단지 천재적인 악마(Evil Genius)가 등장합니다.

    그는 여자들을 낮에는 백조로 만들어버리는 그런 단순한 마법사가 아니라

    지그프리트 왕자의 내면에 있든 어두운 면으로 그의 운명을 쥐고있지요.


    때문에 다른 버전에서는 지그프리트 왕자가 백조들이 하늘을 나는 모습을 보고

    친구들과 백조사냥을 나가는 능동적인 모습으로 표현되어 있지만

    나의 [백조의 호수]에서는 이 악마의 보이지 않는 손에 이끌림을 당해

    백조의 호수라는 비현실의 세계로 유인되는 모습으로 표현됩니다.


    이번 무대장치 중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중앙 커튼인데 바로 '악마의 혀'를 상징합니다.

    이 혀가 올라가고 내려옴에 따라 현실과 비현실이 교차되지요.



Q3. 원래 프티파-이바노프 버전이 공주와 왕자가 모두 호수에 빠져 죽는 비극으로 끝나는데

    당신은 비극과 해피엔딩이라는 두가지 버전 모두를 갖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이번 국립발레단의 공연에서는 어떤쪽을 택하십니까?


A3. 왕자와 공주가 악마를 물리치는 해피엔딩을 택했습니다.

    <백조의 호수>에서 해피엔딩의 의미는 '사랑이 운명을 이기다'라는 뜻입니다.

    한국 관객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습니다.



Q4. 음악을 많이 편집했다고 들었습니다.

A4.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빠르고 경쾌한 풍을 살리는 방향으로 편집했습니다.

   사실 프티파-이바노프 버전에서는 차이코프스키의 원래 음악을 많이 쓰지 않았지요.

   여러 안무가에 의해 재안무 되면서 차이코프스키의 음악도 많이 바뀌었는데

   그의 음악에 충실하려고 노력했습니다.




Q5. 주인공 오데트-오딜을 춤추려면 발레리나로서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합니까?

A5. 몸을 통해 내면의 세계를 표현할 줄 알아야합니다.

    테크닉을 갖추고 있다면 그 표현이 더욱 쉬워지겠죠.

    또한 한편에서는 고귀하고 우아한 백조 오데트를,

    다른 한편에서는 악마의 근성을 지닌 오딜의 1인 2역을 해야하므로

    연기 변신이 뛰어나야합니다.



Q6. 춤에서 몇부분은 기존 안무자들의 버전을 그대로 썼다고 들었습니다.

A6. 1/4은 선배 안무자들의 것을, 3/4은 제가 새롭게 안무했습니다.

    마리우스 프티파, 레프 이바노프 , 알렉산드르 고르스키가 그들인데,

    왕자 생일날의 3인무와 호숫가에서 세마리 백조는 고르스키,

    1막 2장 호숫가 장면의 대부분은 레프 이바노프,

    궁중무도회에서 오딜의 흑조 2인무는 프티파의 것을 그대로 썼습니다.

    그들의 안무가 좋기 때문에 그대로 살린 것이죠. 나머지는 모두 저의 아이디어입니다.

    왕자와 악마의 그림자 춤, 왕자의 생일날 군무들이 추는 왈츠 대열,

    궁중무도회때 각 나라 공주들의 춤, 4장 전체와 결말 부분이 그러하죠.



Q7. 마지막으로 한국 관객에게 하고 싶은 말은?

A7. 예술의 과제는 사람들의 잠자는 감성을 깨우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아름다운 것과 접하게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지요.

    국립발레단이 앞으로도 한국 사람들에게 그런 역할을 하는 단체가 되길 바랍니다.




■ 작품 해설 2 - 그리가로비치 이전의 백조의 호수


[초연] 1877년 2월 20일, 많은 사람들이 모스크바 볼쇼이극장으로 몰려들고 있었다.

  그들이 그곳으로 가는 이유는 아직 젊지만 이미 유명해진

   한 작곡가의 첫 발레 음악이 선보이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표트르 차이코프스키의 [백조의호수].

  작가이자 볼쇼이극장의 레퍼토리 디렉터인 베기체프와

  발레마스터였던 겔체르가 공동으로 대본을 맡고 있었으니 기대할만 했다.


  그러나 안무는 그저 평범한 안무력을 갖고 있던 벤젤 레이징거(Wenzel Reisinger)가 맡고 있었다.

  오데트를 맡은 주역무용수는 안나 소베슈찬스카야(Anna Sobeshchanskaya)였는데 이 공연은 성공하지 못했다.

  그리고 1880년 벨기에 안무가 조셉 한센의 안무로 볼쇼이에서 공연했지만 이것은 초연보다 더 참담한 실패였다.


  볼쇼이발레단이 의욕적으로 준비한 이 작품이 실패한 것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주역무용수인 소베슈찬스카야는 전성기를 지난 발레리나였고 의상이나 장치도 빈약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차이코프스키를 실망시킨 것은 '이것이 무슨 발레음악이냐?'는 비평가들의 평가였다.

  당시까지만 해도 여성 무용수의 곡선미나 우아한 포즈를 살리는 단순한 무곡에 익숙해있던 사람들에게

이 음악이 갖고 있는 교향악적인 풍요로움은 도저히 감당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아마도 안무가 레이징거 조차 이 음악의 극적인 아름다움을 발레로 표현하기에는 역부족이었을 것이다.



[차이코프스키] 당시의 평가에도 불구하고 1877년 2월 20일,

  이 날은 발레사에 매우 중요한 날이 되었다.

  '발레는 교향곡이다(Ballet is also a symphony)'라고 후에 차이코프스키가 말하고 있듯이

  그전까지 단순히 반주음악으로 낮게 평가되던 발레 음악이 [백조의호수]를 기점으로

  음악적인 요소들은 물론이고 발레의 내용까지 완벽하게 담고 있는 한 편의 교향곡으로 격상했기 때문이다.

  사실 차이코프스키는 볼쇼이극장으로부터 신작 발레의 작곡을 의뢰받기 4년전(1871년)에

  이미 누이가 살고 있는 바바리아 지방의 카멘카(kamenka)에서 조카들을 위해

  독일 작가 무제우스의 동화를 바탕으로 백조들의 호수를 작곡하고 있었다.


  이 소품의 내용은 3막 궁중무도회 장면과 비슷한데 차이코프스키의 이 구상을 뼈대로 해서

  볼쇼이극장의 베기체프와 겔체르가 전4막의 대규모 로맨틱 발레로 발전시켰다고 전해진다.



  차이코프스키는 3막에서 몇곡을 차용해 2막을 2주만에 완성하고

  1876년 4월20일에 49곡 전곡을 탈고했다.



  그에게 작곡의 영감을 준 것은 동화외에 또 있었다.

  카멘카에서 좀 멀리 떨어진 곳에 백조들이 살고 있는 호수와 노이슈반슈타인(Neuschanstein)이란

  이름의 '백조성'이 있었는데 이곳에는 매우 고상하고 예술적 안목이 높았던

  루드윅 2세(Ludwig ll)가 살고 있었다고 한다.


  그는 백조를 만들어서 자신의 왕가와 삶의 상징으로 삼았는데

  이 낭만적인 왕이 어떤 비극적인 상황에서 그리 멀지 않는 호수에 빠져죽는 사건이 벌어졌다.


  차이코프스키는 이 불행한 왕의 운명이 가슴에 와닿아서 발레 [백조의호수]의

  모든 주인공(오데트, 지그프리트, 로트바르트)을 죽는 것으로 작곡했다.


차이코프스키 역시 그후에 [잠자는 숲속의 미녀] [호두까기인형] 같은

주옥 같은 발레 음악을 작곡했지만 모두 초연에 실패하므로써

살아생전에 자신의 발레 음악이 빛을 보는 것도 보지 못하고 1893년에 죽고만다.




[걸작의 탄생]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진가를 알아 본 이는 셍 피체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의

  예술감독으로 있던 마리우스 프티파(Marius Petipa)였다.


프티파는 차이코프스키가 죽은 뒤 볼쇼이 극장에서 이 작품을 발견하게 된다.

그는 총보를 검토한 뒤 음악과 예술성이 뛰어난 작품임을 발견하고

마린스키 극장장에게 이 발레를 차이코프스키 추도공연의 레퍼토리로 공연하도록 추진했다.


차이코프스키의 막내동생인 모데스트가 대본의 일부를 수정하고

작곡가 드리고가 곡의 일부를 변경한데다 차이코프스키 만년의 피아노곡과 18개의 소품집에서

3곡을 선곡해 오케스트라로 편곡해 삽입했다.


당시 프티파의 조감독으로 있던 이바노프가 안무하여 2막만 추도공연으로 공연했는데 대호평을 얻었다.


이에 힘을 얻은 프티파는 다음해 1895년 1월 27일 [백조의호수] 전막을 무대에 올린다.

이 공연에서 프티파는 궁중의 파티 장면인 1막과 3막,

이바노프는 백조의 호숫가 장면인 2막과 4막을 안무했다.


오데트 역에 피에리나 레냐니, 왕자 역에 파벨 게르트.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차이코프스키의 원래 [백조의 호수] 음악에서 일부가 바뀌었으나

공연이 워낙 성공적이어서 아무도 이의를 달지 않았다.



프티파-이바노프 버전의 성공 요인은 안무의 뛰어남에서 찾을 수 있다.

      일찍이 그랑 파드되(2인무)나 파티장면의

      디베르티스망(줄거리에 관계없이 무용수의 기교를 보이기 위한 춤의 향연)같은 고전발레 양식을 확립한

      프티파는 [백조의호수]에서 이런 고전발레의 특징을 잘 살려

      춤이 빈틈이 없이 전체적으로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


      또한 이바노프가 안무한 호숫가 장면에서는 어슴푸레한 달빛이 비치는 호수,

      백조와 인간의 사랑이라는 비현실적 이야기를 잘 살려서 '환상적인 분위기'를

      나타내는 낭만발레의 특징도 갖추고 있다.


      특히 의상에 있어서 레이징거 초연시는 긴 의상이었으나

      프티파-이바노프 판에서는 짧은 튀튀(Tutu·여성이 입는  발레의상)로 바뀌면서

      정확하고 다양한 다리 동작을 강조,

      백조의 신비함이 부드러운 팔동작과 함께 유연하게 나타나도록 했다.

      특히, 백조가 깃털을 가지런히 하기 위해 목을 둥글게 돌리는 움직임,

      접혀있는 날개처럼 양쪽으로 팔을 굽히는 동작, 날개치는 듯한 가슴,

      날개 끝이 파르르 떨리는 섬세한 움직임, 다리의 물방울을 톡톡 털어내는  모습 등

      새의 동작에서 응용한 시적 표현이 압권이다.


      아무튼 프티파-이바노프의 [백조의호수]가 탄생된 후

      100년이상 여러명의 안무가가 [백조의호수]를 재안무했지만

      원본의 탁월함으로 인해 큰 틀은 바뀌지 않고 있었다.


      특히 이바노프의 2막 호숫가 장면과 프티파가 안무한 3막 흑조 오딜과 왕자의 2인무는

      발레사의 명장면으로 원형 그대로 공연되고 있다.



■ 줄거리  


1막 1장

궁전안. 오늘은 왕자의 20세 생일날이다.

궁정의 처녀들과 즐겁게 춤을 추는 왕자와 친구들.

이때 여왕이 등장해 왕자가 성인이 된 것을 축하하며 선물로 화살을 준다.

사람들이 나간 후 혼자 남은 지그프리트 왕자는 알 수 없는 어떤 힘이

자꾸만 자신을 어디론가 인도하는 것을 느낀다.


* 감상포인트 : 왕자의 성인식을 축하하는 축배의 춤이 볼만하다.

  이것은 발레단마다 다양한 형태의 군무로 만들어졌는데

  유리 그리가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의 버전이 가장 극적이다.

  왕자의 무의식을 조정하는 악마의 역할을 주의깊게 볼 필요가 있다.

  1막에 광대의 32회전 기교가 들어간 화려한 독무를 집어넣기도 했다.



1막 2장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다다른 곳은 숲속의 호수가.

왕자는 호수가에서 인간의 모습으로 변하는 백조들을 발견한다.

지그프리트 왕자는 그 중 가장 아름다운 오데트 공주에게 반한다.

그녀는 자신들은 천재적인 악마의 저주에 의해 낮에는 백조,

밤에는 사람으로 변하는 신세를 하소연하면서

이 저주의 마법에서 풀리려면 한 사람의 변치않는 사랑을 받아야한다고 말한다.

왕자는 사랑의 맹세를 하고 다음 날 있을 무도회에서

그녀와 결혼을 발표하기로 약속하고 헤어진다.


* 감상포인트 : 왕자가 공주와 처음 만나 추는 아다지오,

              세마리 백조, 네마리 백조, 백조 군무 등에서 백조를 관찰한 후

              그 움직임을 그대로 발레화한 이바노프의 천재성이 확인되는 부분.




2막 1장


궁전 무도회장. 왕자는 오데트가 오기 기다리면서 손님들을 맞는다.

왕자를 위해 러시아, 스페인, 헝가리, 나폴리에서 초대된 왕녀들 가운데

신부감을 고를 것을 종용받지만 왕자는 별 뜻이 없다.

그때 악마가 자신의 딸 오딜을 데리고 등장한다.

오데트와 닮은 오딜에게 왕자는 달려간다.

악마는 이제부터 왕자의 감정을 시험하기 시작한다.

흑조 오딜의 매력에 빠져 왕자는 그녀와의 결혼을 발표한다.

이때 갑자기 어둠이 밀려오며 절망에 빠진 오데트의 환영이 나타난다.

왕자는 그제서야 자신이 운명의 장난에 놀아난 것을 깨닫고 백조의 호수가로 달려간다.



* 감상포인트 : 다른 막과 성격이 뚜렷이 구분되는 정열적인 부분.

               흑조 오딜과 왕자의 2인무가 관객들이 가장 기대하는 부분으로

               마지막에 발레리나의 기술 중 최고라는 32회전의 훼떼(fouette)가 나온다.

               한편 각국 공주들이 추는 러시안춤, 스페인춤, 헝가리춤, 나폴리춤 등

               민속무용의 재미도 빼놓을 수 없다.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독창성이 살아있는 부분.



2막 2장

호수가.

왕자의 배신으로 영원히 백조로 살게되었다며 오데트가 백조들에게 슬픈 소식을 전한다.

용서를 빌기 위해 달려온 왕자.

그러나 악마는 그를 오데트와 갈라놓기 위해 계속 방해를 한다.

왕자는 운명에 맞서 싸우려하지만 악마의 힘은 대단하다.

그때 오데트가 왕자에게 당신을 용서한다고 말하는 순간

그들의 사랑이 악마의 악한 힘을 이겨내는 기적이 일어난다.


* 감상포인트 : 왕자의 무의식을 지배하려는 악마와 왕자의 싸움이 볼만하다.

                역시 유리 그리가로비치의 독창성이 살아있다.




■ 안무가 소개


유리 그리가로비치 Yuri Grigorovich (1927 ~ )


러시아 레닌그라드 태생의 세계적인 거장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셍 피체르부르크 발레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셍 피체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의 솔리스트로 데뷔한다.


이 극장에서 그는 안무가로서 빛나는 재능을 발휘하게 되는데

1957년 안무한 그의 첫 작품 [석화 The Stone Flower]는

새로운 '천재'의 등장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1961년 그가 안무한 [사랑의 전설 The Legend of Love]은

이듬해 그에게 발레 마스터 자리를 부여받게 했다.

그리가로비치의 발레는 그의 천부적인 재능과 함께 관객들의 갈채를 받았으며,

러시아 발레계의 새로운 경향을 주도하게 된다.



1964년, 37세의 유리 그리가로비치는 볼쇼이 발레단(1776년 설립)의 예술감독이 된다.

이 젊은 예술감독은 1995년까지 33년간동안 볼쇼이발레단의 수장으로서

그때까지 키로프 마린스키 발레단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볼쇼이를 러시아 대표 발레단으로 키우고

'발레하면 볼쇼이'라는 등식을 만들어내는 신화를 이룩한다.


그리가로비치의 부임 후 볼쇼이 발레단은

90회가 넘는 해외 순회공연을 하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된다.

그리가로비치로 인해 재능 넘치는 무용가들이 러시아로 몰려온다.



그는 볼쇼이 발레단 예술감독으로 있으면서

'20세기 발레 영웅'에 걸맞는 많은 작품 들을 재창조 하거나 또는 새롭게 만들었다.


차이코프스키의 3대 걸작 - [잠자는 숲속의 미녀 1963/73] , [호두까기인형 1966],

[백조의호수 1969] - 과 글라주노프의 [레이몬다 1984], 아당의 [지젤 1987],

밍쿠스의 [라 바야데어 1991],  [돈키호테 1994] 등이

고전 발레를 새롭게 해석한 것이라면


하차투리안의 [스파르타쿠스 1968], 프로코피에프의 [이반대제 1975]는

초연 때의 실패작이 그리가로비치의 손에 의해 완전히 변신하여

볼쇼이의 대표작이 된 작품들이다.



한편 에쉬페이의 [앵가라 1976], 쇼스타코비치의 [황금시대 1982]는

발레에 현대성을 부여한 그의 창작품으로서 역시 많은 찬사를 받았다.



국립발레단의 2000년 [호두까기인형]을 시작으로

이번 [백조의호수]와 오는 8월 [스파르타쿠스] 를 통해

국내 관객들은 그의 탁월한 천재성과 카리스마를 만나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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