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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신작 초연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이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0/10/13 [17:22]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신작 초연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이혜경 기자 | 입력 : 2020/10/13 [17:22]

국립현대무용단(예술감독 남정호)은 예술감독 신작 <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 초연 현장을 온라인 생중계로 공개한다. 남정호 예술감독이 취임 후 처음 발표하는 신작으로, 사회 속 ‘생존’의 이면을 우화적·유희적으로 표현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상황을 고려해 무관객 생중계를 통해 더 많은 관객이 공간의 제약 없이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국립현대무용단 남정호 예술감독 취임 후 첫 신작     ©문화예술의전당

 

공연이 진행되는 60분간, 관객은 끊임없이 펼쳐지는 생존 게임을 마주하게 된다. 작품의 초반부는 무용수 14명(구은혜, 김건중, 김영란, 김용흠, 성창용, 알레산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 오진민, 윤명인, 이유진, 장경민, 전중근, 정서윤, 한지수, 홍지현)의 역동적인 군무로 채워지지만, 이어지는 다양한 장면에서 점차 생존에 실패한 ‘실종자’들이 발생한다. 살아남기 위해 변덕스러운 생존의 룰(rule)에 굴복하고 마는 개인,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관계의 이중성을 안무가는 직관적 연출로 표현했다. 함께 웃으며 춤추다가 단숨에 등을 돌려야 하는, 나의 생존을 위해 실종자를 외면하는 비극적 상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씁쓸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문화예술의전당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연습 모습 ⓒ고흥균

 

유희적인 움직임과 잔혹한 내러티브의 ‘믹스 앤드 매치’

 

게임의 규칙에 자신을 끼워 맞추지 못하면 생존 대열에 합류할 수 없고, 생존자의 수는 점점 줄어만 간다. 살아남거나/실종되거나 둘 중 하나로 개인의 운명이 결정되고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는, 다소 잔혹한 이야기 흐름이다. 그러나 움직임은 상당히 유희적이다. 가벼운 왈츠 형태의 춤이 등장하기도, 자유로운 현대무용의 에너지가 가감 없이 표출되기도 한다. 남정호 예술감독은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안무가 인터뷰에서 “닥쳐올 위기나 불안을 느끼지만, 그것을 외면하고자 유희가 주는 쾌락에 더 몰두하는 상황이 교차한다*”고 설명했다. 움직임의 유희성과 잔혹한 서사의 교차가 각각의 성격을 더욱 부각하도록 하는 연출 의도다. 즐거운 무대 위에서 낯선 긴장을 느끼는 순간, 내면을 꿰뚫어 보는 작품의 시선을 마주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XqKbRY2WBLc

 

■ 함축적인 무대 디자인으로 무용수 움직임 강조

▲     ©문화예술의전당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무대디자인 스케치 ⓒ이태섭 무대디자이너

녹색 댄스플로어 설치부터 감각적인 영상 디자인까지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의 무대 바닥 전면에는 녹색 댄스플로어가 설치된다. 무대 뒤로는 감각적인 영상 디자인이 대형 스크린에 투사될 예정이다. 무대 바닥의 독특한 색감과 미디어아트, 이밖에 다른 장치는 가능한 한 최소화하여 무용수의 몸이 가장 잘 드러날 수 있도록 했다.

 

댄스플로어의 독특한 ‘녹색’은 작품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를 관통하는 콘셉트이기도 하다. 만물이 살아가는 대지, 평화로운 자연을 상징하는 색이지만, 그 평안함을 밟고 선 것이 무색하게 인간들은 끊임없이 갈등하고 사투를 벌인다. 무대디자인을 맡은 이태섭 디자이너는 “자연은 이렇게 아름답고 푸른데 우리는 하루하루 생존에만, 살아가는 부분에만 매몰되어 그것을 느끼고 볼 수 없는 것이 아닌가**”라는 고민에서 녹색을 선택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참고 영상: https://youtu.be/Dum233s4SYw

  © 문화예술의전당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연습 모습 ⓒ고흥균

(왼쪽부터) 정서윤, 김용흠, 홍지현, 전중근 무용수 ⓒ고흥균

 

무대 뒤로 펼쳐지는 영상은 작품의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때로는 내러티브 해석의 단서를 제공하기도 한다. 거침없이 무대를 가로지르는 현대무용과 감각적인 미디어 아트의 중첩이 작품 감상을 더욱더 즐겁게 할 것이다. 스크린 위, 다양한 시각적 연출은 김장연 영상디자이너가 작업했다. 

 

■ 브이로그로 살펴보는 무용수들의 연습 과정

국립현대무용단, 다양한 홍보영상으로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소개

 

국립현대무용단은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참여 무용수의 일상을 담은 브이로그(Vlog) 영상을 사전 공개했다. 이번 작품의 유일한 외국인 무용수 ‘알레산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Alessandro Navarro Barbeito)’가 출연하여 무용수의 출근부터 퇴근까지 하루 일과를 보여준다. 알레산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는 지난 5월 MBC에브리원 편성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해 대중에 얼굴을 알린 바 있다. 이번 브이로그 영상을 통해 무용수들의 실제 연습 현장, 점심 식사 시간, 국립현대무용단의 연습실 모습 등을 살펴볼 수 있다.

 

  © 문화예술의전당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참여 무용수 브이로그 ‘무용수의 하루’ 중 ⓒ국립현대무용단

 

무용수들의 이야기 외에, 작품에 참여하는 다양한 창작진의 작업 과정을 담은 메이킹 영상도 공개되었다. 이태섭 무대디자이너, 권자영 의상디자이너, 조안무를 맡은 안영준 국립현대무용단 연습감독이 출연해 작품의 제작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작품의 전개를 미리 살펴보고 싶다면, 남정호 예술감독의 인터뷰 영상을 추천한다. 안무가가 직접 소개하는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다. 국립현대무용단 유튜브, 네이버TV, 인스타그램, 페이스북에서 위 영상들을 확인해볼 수 있다. 

 

  © 문화예술의전당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권자영 의상디자이너 작업 과정 ⓒ국립현대무용단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남정호 예술감독 인터뷰 영상 중 ⓒ국립현대무용단

 

① 남정호 예술감독 인터뷰 영상 → https://youtu.be/XqKbRY2WBLc

②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제작과정 소개 영상 → https://youtu.be/Dum233s4SYw

③ 브이로그 ‘무용수의 하루’ → https://youtu.be/um91-DHrl40

 

■ 작품 소개

생존의 회고: 무대에서 사라진다는 것

 

길 위에서 춤을 추는 한 사람. 그를 스쳐 가는 한 무리의 폭력적 행위.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의 서막은 이렇게 열린다. 한정된 생존의 자리를 위해 가해를 선택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반복되는 경쟁의 굴레. 단편 연작처럼 뒤를 잇는 장면들은 일종의 우화가 되어 관객을 끌어들인다. 장면들의 초대에 응하다 보면, 모르는 새에 무대를 관통해 인생의 단면을 관망하게 될 것이다.

  © 문화예술의전당

국립현대무용단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포스터 사진 촬영 현장 ⓒ박진호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유희’는 오래전부터 춤과 삶의 유희성에 탐닉한 남정호 예술감독 안무관의 집약이라 할 수 있다. 몸의 자연성에 귀를 기울이고, 진중함과 위트로 화두를 던지는 남정호 예술감독이 날카로운 시각에 연륜을 더해 삶을 통찰하는 작품을 선보인다. 

 

무대 위에서는 유년 시절 한 번쯤 경험해볼 법한 놀이들이 펼쳐진다. 효율적인 노동이 아닌, 놀이의 즐거움을 향한 순수한 몸짓. 즐거운 분위기와 자연스레 떠오르는 어린 날의 향수에 취해 웃음을 드리운 당신에게 안무가는 제안한다. 웃고 즐기는 사이에 당신의 뒤로 지나간 ‘존재의 삭제 현장’을 본 적 있냐고. ‘놀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폭력적, 배타적 속성. 그리고 웃음 뒤에 어처구니없이 내동댕이쳐진 이들도 응시하길 권유한다. 

 

■ 안무가 소개

  © 문화예술의전당

 

남정호 예술감독 ⓒ고흥균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남정호

 

남정호는 1980년 프랑스에서 장-고당 무용단(Cie Jean-Gaudin)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귀국 후 부산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교수를 지내면서 현대무용단 줌(Zoom)을 창단해 활발한 창작 활동을 펼쳤다. 당시 기존 틀을 벗어난 남정호의 춤은 미국 스타일 위주였던 한국 현대무용에 새로운 길을 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이 설립(1996)된 이후에는 창작과 교수로 위촉되어 2018년 정년퇴임을 하기까지 국내 현대무용 인재를 양성하는 데 기여했다. 독창적인 안무가이자 무용수로 무대를 지키는 것을 넘어, 교육자로서 후학을 양성하며 한국 현대무용의 지속적 발전을 추동했다.

 

남정호는 반세기에 걸친 무용 경험으로 안무와 그 원천자료인 ‘즉흥’을 연구하며 창작 작업을 이어왔다. 이순열 평론가는 남정호를 ‘끊임없는 탈각을 시도’해온 안무가로 표현한 바 있다. 실제로 남정호는 ‘Why not?’이라는 질문을 많이 하는데, 이는 그녀의 창작 과정을 유추 가능케 하는 키워드이자, 작품 속에 참신성을 잉태시키는 과정이기도 하다. 주요 안무작으로 <안녕하세요>, <비밀의 뜰>, <도시 이야기>, <목신의 오후>, <빨래>, <허수아비>, <사랑을 찾아서> 등이 있다. 

 

첫 해외 무대였던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화권으로 발을 넓혀 U.C.L.A 무용과 초빙교수, 하와이 대학 초빙교수 및 초빙예술가, 연변대학 무용과 객좌교수, 코스타리카단자대학 초빙예술가 등으로도 활동했다. 타 문화권에 관한 꾸준한 탐구와 실질적인 국제 교류 경험들은 남정호가 예술적 스펙트럼을 확장하고 안무세계를 공고히 한 자양분이 되었다. 무용 관련 집필 작업 또한 꾸준히 해오고 있으며, 주요 저서로 『맨발의 텝시코레』, 『현대무용 감상법』, 『남 몰래 추는 춤 나도 몰래 추는 춤』, 『몸으로 상상하기』 등이 있다. 

 

남정호는 안무가‧학자‧교육자‧무용수 등 자신이 거친 모든 자리에서 역량을 발휘해왔다. 무대 위 그리고 밖에서 춤은 물론, 말‧글을 매개로 당당히 춤에 대한 철학과 소신을 밝히는 무용가. 2020년부터는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으로서 다시 한번 새롭게 관객들과 만날 예정이다.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신작 초연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 생중계로 감상하는 국립현대무용단 예술감독 신작 초연

- 생존의 양면성과 인간관계의 가변성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

 

2020.10.16.(금) 7:30PM

2020.10.17.(토) 3PM

국립현대무용단 네이버TV

 

2020.10.18.(일) 3PM

국립현대무용단 유튜브

 

소요시간 60분

상영방식 온라인 스트리밍

 

안무 남정호

조안무 안영준

출연‧움직임연구

 구은혜, 김건중, 김영란, 김용흠, 성창용, 

 알레산드로 나바로 바르베이토,

 오진민, 윤명인, 이유진, 장경민, 전중근, 정서윤, 한지수, 홍지현

 

작곡‧음악감독 윤하얀(Shirosky)

무대디자인 이태섭

조명디자인 박주원

의상디자인 권자영

영상디자인 김장연

제작무대감독 김지명

 

■ 국립현대무용단 신작 <이것은 유희가 아니다> 생중계로 초연

생존을 향한 사투, 그 과정에서 드러나는 관계의 이중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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