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공연/문화 > 미술

갤러리 팔레 드 서울 , 김지은 개인전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17/11/27 [03:47]

갤러리 팔레 드 서울 , 김지은 개인전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7/11/27 [03:47]
▲Home Run_ Acrylic and Flashe Paint on Canvas_130.0x97cm_2013
 


동양화를 전공한 그녀에게 미국 유학은 그녀의 생활뿐만 아니라 생각도 바꿔 버렸다. 김지은 작가는 그녀의 개인적인 이주의 경험을 바탕으로 liminal space에 대한 자기만의 해석을 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서로 다른 문화를 본인 나름대로 뒤섞어 한데 합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그녀의 심리적 변화는 마치 그녀가 팔레트에 물감을 쭉쭉 짜 한데 모아 뒤섞는 것과 같다.
 
문화적 혼란으로 눈알이 핑핑 도는 어지러움 속에서 그녀는 새로운 문화에 적응하듯이 물감을 섞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다른 물감을 골랐고 다시 또 색을 섞는다. 이 작업은 마음에 드는 색이 나올 때까지 반복한다.
 
그리고 그녀는 이 경계선에서 느끼는 긴장감을 캔버스에 온전히 담아 내고자 집중한다. 그녀에게 새로운 문화란 미래였고 꿈이었다. 또한 그녀가 유학을 떠나면서 그녀에게 집은 더 이상 안전하고 따뜻한 곳이 아니었다.
 
이전에 그녀에게 집이란 다정한 웃음이 넘치고 따뜻한 공간이었다면 이제 그녀에게 집은 언제든 변화가 가능한 자유를 줌과 동시에 위험까지 함께 있는 공간이 되어 버렸다. 어쩌면 이것은 그녀만의 이야기에 해당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래서 그녀는 관객에게 각자 서로 다르게 해석되는 집이라는 공간을 소재로 그녀만의 공간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고 있다.
 
그녀의 이야기에는 호기심이 가득한 20대 젊은 작가의 모습이 있다. 아기자기한 이야기들이 팡팡 터지듯 캔버스에 샴페인 탄산 같은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그러나 다양한 색채와 혼란스러운 패턴은 다소 어지러움을 유발한다. 이 멀미 같은 혼란스러움은 관객에게 새로운 형태의 집을 경험하게 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것은 본인만의 이야기가 아닌 현대인의 공감으로 다시 대화를 끌어 간다.
 
그리고 조용히 관객에게 속삭인다. ‘당신의 공간은 어떠한가요?’ 
 
‘집’을 지칭하는 영어 단어 House나 Home에는 가옥이나 주택의 뜻 외에도 ‘가정’, ‘가족’, ‘고국’ 등 그 자체로도 많은 뜻을 내포하고 있으며, 접두사, 접미사로 사용됨에 따라 집은 여러 가지 의미를 갖게 된다. 이런 집에 의미들 중 공통이 되는 것은 결국 ‘집’이란 ‘안식처’이며 ‘보금자리’이다.

하지만 오늘날에 집은 과연 ‘안식’과 어울릴 수 있을까? 수많은 선택권이 주어지는 현대인의 삶은 그 선택들만큼이나 다양하다. 최종의 안식처인 집 역시 예외라고는 할 수 없었다. 방대한 선택권의 부작용은 우리가 기본적으로 누리는, 소위 천부인권이라 불릴만한 소중한 것들 역시 물색하게 만들었고, 집은 더 이상 안식의 정착지가 아닌, 언제든 떠나면 그만인 곳이 되어버렸다.

김지은의 이번 전시는 유학 생활 중 느꼈던 집에 관한 불안한 요소들에 대한 것들이며, 그래도 집은 안정적인 보금자리라는 인식들에 대한 반증이라 할 수 있다.

진정으로 내가 생각하는 안정적인 집은 결국 기억 속에나 존재 할 뿐이다. 내가 바라는 집에 대한 환상이다.

가난하고 배고팠던 아이들이 만들어 낸 환상, 그 안에는 어쩌면 짐작도 못 할 위험이 도사리고 있을지도 모른다.

▲ Journey to Home _Acrylic and Flashe Paint on Canvas_60.96x121.92cm_ 2012


작가노트
현대사회에서 큰 화두로 자리잡은 '글로벌화'는 국가간의 국경이라는 벽이 허물어지고, 사람, 기술, 문화 등이 자유롭게 교류되는 시대적 변화를 의미한다.
 
이런 글로벌화로 인한 서로 다른 문화의 혼합과정 중에 생겨나는 현상으로는 'liminal space(중간지대)’ 의 생성이 있다. 서로 다른 문화의 성격을 동시에 가지고 있는 ‘liminal space’는 두 문화 사이의 애매모호한 경계에서 이것도 저것도 아닌 공간이 된다.

나는 나의 개인적인 이주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여 앞서 설명한 liminal space 에 대한 작업을 한다. 미국에서의 유학시절, 외국에서 홀로 생활한다는 것은 나의 일상을 낱낱이 바꾸어 놓았고, '이주' 라는 물리적인 변화는 감정의 변화를 낳게 되었다. 나에게 있어 가장 큰 감정적 변화는 '집'이 내게 더 이상 가족이 반겨주는 공간, 몸과 마음의 위안을 주는 공간, 안식처가 되는 공간이 아니게 된 것이다. 다시 말해 '집'은 언제든지 변화가 가능한 곳이고, 위험한 공간이 되었으며, liminal space가 되었다.

나의 작업 에서는 따뜻하고 늘 나를 반겨주는 통상적인 의미의 집과, 변화무쌍하며 위험천만하며 장소에 따라 모습을 달리하는 집이 함께 하는 가상의 공간을 보여준다.  나는 관람객에게 이러한 경계의 공간으로서의 집을 소개하며, 한편으로는 아름다운 기억들이 가득한 공간이지만, 한편으로는 언제든 위험한 형태로 변화할 수 있는 집들이 모여있는 풍경을 보여준다.

나는 내가 살았던 곳의 풍경을 눈에 담아 기억한 후에 단순한 박스형태로 모양을 변형하여 캔버스 위에 쏟아낸다.  이는 글로벌화로 인한 현대인들의 mnolithic 한 경험들을 나타내는 방식이다.
 
작품 속 건물들을 뒤덮은 다양한 색채와 패턴들은 관람객들의 눈을 어지럽히듯 자극하며 새로운 형태의 집을 경험하게 한다. 또, 관람객들에게 그들의 집은 과연 안전한 공간인지 돌아보게 한다.

약력
김지은 (Jieun June Kim)

Education
2012 Washington University in St. Louis, MO, USA – MFA – Visual Arts
2009 덕성여자대학교, Seoul, S. Korea, BFA – Oriental Painting and Fashion Design
 
Publication
2012 Studio Visit Magazine, 2012 Winter edition p98-99
        MFA Thesis, “ Constructing Liminal Space”
2011 Marco Polo Magazine, www.marcopoloquarterly.com
 
Solo Exhibition
2013 Home Invasion, Gallery Palais de Seoul, Seoul, S.Korea (팔레 드 서울)
        Dreamscape, uJung Art Center, Seoul, S.Korea (유중 아트센터)
 
Group Exhibition
2012    Radiate, Coliseum, St. Louis, MO
        8th Annual Juried Exhibition, Jacoby Arts Center, Alton, IL (Won Second  Place)
 Blur, Art St. Louis, St. Louis, MO
 The No List Satellite Show, Studio Nazz, St. Louis, MO
 MFA Thesis Exhibition, Mildred Lane Kemper Art Museum, St. Louis, MO
 In The Heart Of The Heart Of The Country: Island Symposium Exhibition,  Manchester Avenue, St. Louis, MO
 33March, Old Orchard Gallery, Webster Groves, MO
 Women in the Arts, Craft Studio, Columbia, MO (Won Recognition of   Excellence Awards)
 MFA Open Studios, Lewis Center, University City, MO
 
2011    Master of Fine Arts Invitational, St. Charles Community College, Cottleville,  MO
 Drift, St. Louis Artists' Guild and Galleries, St. Louis, MO
 First Year MFA Show, Des Lee Gallery, St. Louis, MO
 MFA Open Studios, Lewis Center, University City, MO
2010  Keun-Mac Group exhibition, Kwan-Hoon Gallery, Seoul, S. Korea

▲ Unicorn Lives Here_ Acrylic and Flashe Paint on Canvas_130.3x97cm_2013


전시 개요
 
전 시 명 : 김지은 개인전 Home Invasion
               
일시  : 2013년 9월 1일 ~ 9월 13일(금)12. 14(금) ~ 12. 21(목)
 
              오프닝 9월 1일 PM 5시
 
장소 :   팔레 드 서울 (서울시 종로구 통의동)
 
                전화 02 - 730 - 7707
 
lullu@sisakorea.kr , webmaster@lullu.net

▲ Hush_ Acrylic and Flashe Paint on Canvas_28x35.5cm_2013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포토뉴스
군산근대역사박물관, 《꽃피는 봄이 오면》기획전시 개최
1/6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