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햄릿머신,심철종 , 채승훈 연출, 일본 공연/한국 공연

권종민 기자 | 기사입력 2017/11/26 [21:38]

햄릿머신,심철종 , 채승훈 연출, 일본 공연/한국 공연

권종민 기자 | 입력 : 2017/11/26 [21:38]

'햄릿머신' 은 뮐러가 1976년에 독일 민중극장에서 벤노 벳손 연출을 위해<햄릿>을 번역, 개작하면서 이와 병행해서 탄생했다.

 

▲     심철종,햄릿머신

 

마침 1976년은 싱어송 라이터인 볼프 비어만이 동독정부를 비판하는 노래를 불러 시민권을 박탈당하고 이에 뮐러를 위시하여 수많은 작가들이 항의성명을 발표하나 무시당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러자 동독의 작가와 지식인들이 서독으로 망명, 이주하는 사태가 계속된다.

 

<햄릿머신>에는 이러한 당시 동독의 정치, 사회적 상황이 짙게 반영되어 있다. 한편 이 작품에는 뮐러의 개인사적 사건도 혼합되어 있다.

 

우선 아버지와의 관계이다. 사회민주당원이었던 뮐러의 아버지는 1933년 나치에 체포되었으나 소년 하이네는 그것을 말없이 잠든 척하며 바라보고 있었다. 뮐러는 이 경험을 <아버지>라는 단편소설로 쓴다. 그 부친은 종전 후, 동독 프랑켄베르크의 시장이 되었으나 계급투쟁의 압박을 견디지 못하고 1951년 서독으로 가족과 이주한다. 그러나 하이네는 혼자 동베를린에 남아 동독 건국시기를 함께 경험한다.

 

또 다른 경험의 그림자는 작가로서 많은 공동작품을 썼던 부인 잉에가 1966년에 자살한 것으로, 뮐러의 후기 작품에는 이 사건이 여러 형태로 반영되고 있다.

 

유럽역사에 대한 고찰에서 뮐러는 “유럽”이란 개념을 지리적 의미로 사용하는 동시에 유럽적-서구적 전통 학문적-기술적으로 주조된 문명에 대한 암호로 사용한다. 소비와 부당한 소유분배로 규정된 서구의 “상품세계”와 국민을 정치적으로 조종하고 개인 행동이나 결정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회주의 질서 사회 모두를 뮐러는 날카롭게 비판한다.

 

뮐러에 의하면 진정한 이해관계의 대립은 더 이상 유럽의 내부에 있지 않고 유럽과 “제3세계” 사이에, 다시 말해 고도로 발달된 산업국가와 일찍이 정치적으로, 지금은 경제적, 과학적-기술적으로 식민화된 아프리카, 아시아, 남미국가들인 제3세계 사이에 있다.

 

▲    심철종, 햄릿머신

 

뮐러는 제3세계 국가에 희망을 건다. 이들 제3세계는 정체된 유럽질서에 평등과 자결을 위한 투쟁으로 거꾸로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제3세계 역시 구체적인 지리적 의미뿐 아니라 “구세계”의 각질화한 사유구조에 대한 이론적 대조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내용 해석상으로 볼 때 <햄릿머신>에서 특징적인 것은 햄릿과 대조되는 오필리아 상이다. 뮐러는 여성에 대한 굴종과 모욕의 역할을 오필리아/엘렉트라에게 투사한다. 그러나 자유, 평등, 우애를 갈구하는 소망을 억압할 때 분노는 외부를 향하여 폭발하며 폭력적인 반항을 야기한다.

 

가부장적, 소시민적 삶에 대항하는 오필리아의 본능적 폭발은 세계혁명의 영상과 유사하며 해방과 완전한 파멸을 의미한다.

 

작품의 마지막 장면에서 오필리아는 두 남자에 의해 미이라처럼 완전히 결박당하면서도 억압에 대항하는 더 강력한 투쟁, 증오에 가득찬 봉기를 알리며 협박의 말을 토한다. 이러한 능동적 복수의 태도는 변화에 대한 희망을 제시한다고 뮐러는 보고 있으며, 이 역할을 여성에게 맡기고 있다.

 

반면 햄릿은 역사의 폭력적 과정에 대해 무력하게 맞선다. 그는 그 과정을 방관하고 회의하면서 관찰할 따름이다. 그는 자신의 고통스러운, 그러나 무익한 생각을 지긋지긋해하며 두뇌가 없는 “기계”가 되기를 원한다.

▲     © 심철종, 채승훈 연출, 햄릿머신

 

햄릿은 갑옷 속으로 들어가 맑스, 레닌, 모택동의 머리를 도끼로 쪼갠다. 그러자 눈이 내리고 빙하기가 도래하여 이념은 얼어붙고 사유의 정지상태에 도달하여 아무것도 움직이지 않는다. 침묵이 지배하고 발전도, 생명도, 진보도 이제 더 이상 느낄 수 없게 된다.

 

“나는 햄릿이었다.”는 회상으로 시작되는 이 극에서 햄릿은 공산주의 독재치하에서의 지식인의 자기성찰을 드러낸다.

 

또한 뮐러는 <햄릿머신>에서 성과 죽음을 극단화시키고 있다. 그러나 죽음에 대한 뮐러의 관계 및 소위 그의 야만적인 단어들(살덩어리, 피, 오물, 자궁, 구멍, 살육 등)은 개인심리학적 범주로 축소해서 해석해서는 안된다.

 

이것은 개인적 강박관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생명이 없고, 즉물화되고, 분할된 “야만적인” 역사 상황에서 유래한다. 죽음과 생명의 파괴를 표현하는 뮐러의 작품은 오히려 생명력있는 죽음을 찬미하는 춤이며 저항과 적극적 부활을 지향한다.

 

성 역시 뮐러의 후기작품에서 중심적 역할을 하고 있다. 어떤 작품에도 행복하게 조화된 사랑의 관계는 나타나지 않으며 간격이 남자와 여자를 갈라 놓는다. 그들의 관계는 특히 후기 작품에서 양성의 폭력적 투쟁, 사랑의 황무지로 특징화 할 수 있다. 가부장적 사회구성에서 여성은 탄생과 죽음의 합일을 구현화하며 출산자이자 살인자이다.

 

수수께끼처럼 암울하고, 부분적으로 극도의 야수성, 공격적 테러무사로 점철된 장면으로 이루어진 회상의 영상들은 후기 작품의 특징으로써 <햄릿머신>에도 이미 나타나는데 이는 두 가지 기능을 한다.

 

첫째, 시적으로 축약되고 첨예화한 암호로서 그 영상들은 회상속에서 세계의 사건을 끊임없는 투쟁으로, 기존의 것을 지속시키려는 힘과 혁신운동의 추진력 사이의 결투로 나타낸다. 금기의 한계를 알지 못하는 뮐러의 도전적 영상창조는 관객의 정신적, 감정적 체질을 근본적으로 뒤흔드는 수단이다. 뮐러에 의하면 공포와 경악만이 관객의 고착된 사유구조와 전통적 가치개념을 동요시킨다. 불안과 공포는 무의식속으로 침잠한 고통스러운 경험을 극복하는데 강하며 불안의 교육적, 건설적, 창조적 기능은 문제의 해결점을 제공한다. 그런 의미에서 뮐러는 부정적 패배주의자나 구제불능의 염세주의자와 구별되어야 할 것이다. (참고 : 윤시향, 공연 프로그램)

 https://youtu.be/E1rl5kOTHjc  {일본 공연: 상단 동영상}

 

  

       https://youtu.be/aYYgvaDy-UE

       수원화성연극제 공연 (국내 야외 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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