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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자 초대전 , 장은선 갤러리

이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22/12/10 [09:08]

이은자 초대전 , 장은선 갤러리

이혜경 기자 | 입력 : 2022/12/10 [09:08]

 이은자 초대展

 

“축 성탄展”

 

2022.12.14 (수) ~ 12.27 (화)

 

장은선갤러리 (서울시 종로구 운니동 19번지)

 

 www.galleryjang.com  (02-730-3533)  

 

  Open AM 11:00 ~  PM 6:00 (월~토)/일요일 휴관

 

▲ 이은자, 엠마오 가는 길_27.3×22cm_캔버스에 아크릴_2018  © 문화예술의전당

 

70대 여성작가인 이은자 선생님의 성탄절 기간에 성경을 주제로한 전시가 시작된다.

 

평생 교직의 길을 걸어온 선생님은 신앙의 갈등 과정 중 보게 된 아들이 그린 ‘바오로의 그림’을 통해 하느님의 기운을 느끼게 된다. ‘바오로의 그림’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서 문학활동을 시작하여 선생님의 신앙의 이야기를 담아낸다.

 

이은자 선생님의 첫번째 초대전인 이번 전시에서 여러 성경 이야기들과 성당과 교회를 선생님의 시선에서 표현한다. 신앙의 갈등이 있었을 때에 여섯 살짜리 아들의 그림을 순수한 그림에 큰 영향을 받은 만큼 선생님의 그림은 크레파스로 그린 듯한 아이들과 같은 순수한 이미지로 나타낸다. 

 

신앙의 열병을 바가지에 성화를 그려가며 가라앉히곤 한 이은자 선생님.

 

아이들 그림이냐, 왼손으로 그렸느냐는 질문을 받아가면서도 교회의 분위기를 캔버스에 표현하고 싶어서 서툰 붓질을 이어왔다. 아이가 그린 그림에서도 마음과 기운을 느꼈던 선생님과 같이 선생님의 그림을 보는 다른 이들도 그렇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깨끗하고 수순한 어린아이의 붓질이 담겨 추운 겨울에도 따뜻함을 전하는 이은자 선생님의 작품 30여점을 하얀 눈이 생각나 따뜻하고도 추운 겨울 12월 중순에 장은선갤러리에서 선보인다.

 

 이은자 선생님은 수필가, 칼럼니스트로 활동하며 국내에서 개인전과 단체전 총6회를 하며 활발한 작가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 이은자, 명동성당_60.6×90.9cm_캔버스에 아크릴_2022  © 문화예술의전당

 

▲ 이은자 , 해방절_27.3×22cm_캔버스에 아크릴_2018  © 문화예술의전당

 

작가노트

<말 한 마디, 그림 한 장이 운명이더라>

 

70년대 여대생이 칠순에 되돌아보니, 말 한 마디와 그림 한 장이 운명이 된 것 같다.

6ㆍ25를 겪은 50년대 중후반, 가난과 질병의 고통 속에서 밥 한 그릇은 바로 생명 자체였고 희망이었다. 5,6세 쯤 아침에 눈을 뜨면 목발을 짚거나 타지에서 온 장사하신 분들이 줄지어 대문 안으로 들어왔다. 

어머니가 듬뿍 담아주신 밥과 반찬들을 쟁반에 담아 마루 끝으로 종종걸음 쳤던 일은 일과였었다.

어느 날 늘 오셨던 할머니가 마루에 걸터앉아 손금을 봐준다며 고사리손을 들여다보고 선생을 하것다고 하셨다. 그날 이후 선생을 하지 않으면 죽는 줄 알고 사범대학 합격 때까지 공부만 하며, 지금까지도 평생 교직 이외의 길은 생각하지 않고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다.

 

신앙에 대한 갈등으로 교회에 나가는 것을 멈추고 뒤척거리고 있었는데, 여섯 살짜리 작은아이 바오로가 옆에 엎드려 달력 뒷장에 그림을 그려가고 있었다. 십자가가 유난히 큰 교회를 먼저 그렸었다. 그리고는 노오란 병아리가 두 다리를 쩍 벌려 성경책을 입에 물고 황급히 교회로 달려가고 있는 모습이었다. 다음은 토끼, 개구리, 강아지, 나비, 제비, 꽃게, 개미 두 마리까지도ᆢ

저마다 까만 성경책을 입에 물고

몹시 서둘러대며 교회로 달려가고, 뛰어가고, 날아가고, 기어가는 그림이었다.

하느님의 기운이 온 천지에 뻗치어 옴을 느낄 수 있는 그림 한 장을 보며, '동물과 곤충들, 개미까지도 하느님의 음성을 듣고 하느님을 증거하기 위해 저렇게 서둘러대는데 나는 지금 뭐하고 있는가ᆢ'

바오로의 그림은 마치 살아 숨쉬는 것처럼 사로잡았다.

당시 '바오로의 그림'을 세상에 보여주고 싶어서 글을 쓰기 시작하였고, 신앙체험기 표지화로 해서 천 권의 책을 성전건립 후원금으로 내놓기도 했었다. 문학의 시작이 바로 아들이 그린 그림이었고, 이제야  캔버스에 표현할 생각도 해본다.

 

37년 전, 세례를 받고 초등학생 교리교사를 하면서 신앙의 열병을 바가지에 성화를 그려가며 가라앉히곤 했었다. 

그 때를 떠올리며, 3년 전 캔버스에 아크릴 물감으로 바가지에 그려봤던 성경이야기들을 그려갔다. 아이들 그림이냐, 왼손으로 그렸느냐는 질문을 받아가면서도 교회의 분위기를 캔버스에 표현하고 싶어서 서툰 붓질을 이어온 것이다. 뜻밖에 초대전으로 세상구경을 하게돼서 부끄러우면서도 뜻깊고 고맙다.

 

▲ 이은자 초대전 , 장은선 갤러리   © 문화예술의전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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