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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광석 노래로 하나 된 관객들

우미옥 기자 | 기사입력 2017/11/29 [02:40]

[리뷰]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

김광석 노래로 하나 된 관객들
우미옥 기자 | 입력 : 2017/11/29 [02:40]


 
어쿠스틱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 공연되는 평일 아트센터K 극장(구, 원더스페이스)는 관객들로 꽉 찼다. 2층에는 보조좌석까지 마련될 정도였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삶이 팍팍해져 마음의 여유를 찾기 힘든 요즘 대학로에서 보기 드문 풍경이었다.
 
꽉 찬 관객들은 김광석 노래를 열창하는 이풍세와 함께 시간 여행을 시작했다. 김광석 노래를 함께 흥얼대면서 두 시간 반 동안 무대와 객석이 하나가 되어 함께 웃고 울고 마음 아파했다. 같은 시대를 살아왔고, 같은 고민과 추억을 갖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과 서로서로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들었다. 지나간 세월을 반추하며 쓸쓸하면서도 가슴 아리게 공연에 빠져들었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故 김광석들의 노래들로 꾸며진 뮤지컬이다. 이 공연은 '어쿠스틱 뮤지컬'이라 이름 붙여져 있듯이 화려한 무대와 스펙타클한 볼거리가 있는 브로드웨이뮤지컬과는 전혀 다른 진지함과 조용함과 편안함으로 이루어진 뮤지컬이다. 잔잔하지만 애잔한 슬픔과 감동이 조용히 물결치고, 소박하지만 깨알같은 재미와 웃음이 반짝거려서 때로는 슬며시 웃음 짓게 만드는 재치있고 맛깔난 뮤지컬이다.
 
공연 내내 옆자리에서 신나게 손뼉치며 즐거워하는 관객이 있었다. 돌아보니 초등학교 4학년 정도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부모와 함께 와서 무척 즐겁게 공연을 보고 있었다. 공연이 끝나고 커튼콜을 하자 또 다른 옆 좌석 관객이 일어나 핸드폰에 인사하는 배우들의 모습을 담았다. 돌아보니 아내와 함께 온, 머리가 하얀 50대 후반에 가까워 보이는 중년 남성이었다. 공연이 끝나고 나가는 관객들 연령대가 꽤 높은 편이었다. 친구들인듯 싶은 대 여섯 명의 양복차림의 중년 남성들이 상기된 얼굴로 공연장을 빠져나갔다. 공연 전 무대 위에서 노래를 부르기 이벤트에 당첨되어 기타 연주를 하며 김광석 노래를 부른 사람은 20대 청년이었다.

이처럼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세대를 아우러 감동을 줄 수 있는 공연이 되고 있었다. 2~30대 여성 이라는 특정 관객층에만 집중하는 여타 다른 공연들과 가장 크게 차별화되는 지점이었다.
 
이 작품은 김광석 노래를 부르는 '블루 드래곤즈' 멤버들이 다시 뭉쳐 대학로에서 콘서트를 열면서 과거를 회상한다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콘서트 형식과 연극이 합쳐져 있어서 음악과 이야기를 동시에 즐길 수 있고, 그로 인해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면서 더 깊은 감동과 울림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이 작품의 장점이다. 김광석 노래의 노랫말들이 극속에 녹아들면서 이야기를 이끌어가고, 노래로 인한 감정들이 묘하게 이야기와 어우러져 서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켰다.
 
김광석 노래라는 서로 공감할 수 있고 함께 부를 수 있는 노래를 통해 각자 자신의 과거를 돌아보고, 다시 또 현재를 음미할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살아갈 힘을 얻고 마음이 치유되는 따뜻함을 느끼고 일어설 수 있게 하는 공연이다. 봄햇살이 내리쬐지만 마음 속에서는 여전히 시린 바람이 불고 있는 사람들에게 따뜻함과 위로의 메시지를 줄 수 있는 공연이 될 것이다.
 
대구 초연 때부터 관객들로 부터 열정적인 호응을 받아, 서울 공연으로 연결된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인터파크에서 좌석 500개가 매진될 정도로 많은 사람들과 관심을 받고 있는 공연이다.
 
'바람이 불어오는 곳'은 5월 19일까지 대학로 아트센터 K 극장에서 공연된다.
 
문의처 : 070 7794 2245
 [우미옥 기자]red@sisakorea.kr, red@lull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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