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광고
공연/문화 >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대학로 연우소극장- 이연주 쓰고 이양구 연출,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김혜경 기자 | 기사입력 2019/09/10 [17:25]

“이게 마지막이야”, 대학로 연우소극장- 이연주 쓰고 이양구 연출,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김혜경 기자 | 입력 : 2019/09/10 [17:25]

9월 27일, 고공농성을 모티브로 한 연극이 대학로 연우소극장 무대에 오른다.  과거 <이반검열>, <전화벨이 울린다>등을 연출했고 사회 내에서 배제당한 이들의 이야기에 꾸준히 주목해온 이연주 작가가 대본을 쓰고,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노란봉투>의 이양구 작가가 연출한 연극으로, 제목은 <이게 마지막이야>다.

▲  “이게 마지막이야”, 대학로 연우소극장- 이연주 쓰고 이양구 연출,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 문화예술의전당


<이게 마지막이야>의 모티브가 된 굴뚝농성, 그 배경
굴뚝농성과의 인연이 생기게 된 계기는 작년 여름 비롯되었다.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의 기획자(정소은)는 지인과 함께 작년 3월 우연히 파인텍 굴뚝농성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그 무렵 이양구 작가를 만나 시민들이 ‘노동’이라는 화두를 자신과 연결짓지 못하고 언제나 타자의 이슈로만 인식하는 것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었다. 당시 이양구 작가가 굴뚝에 손편지를 보내는 캠페인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안했고, 기획자는 라디오PD, 노동 르포 작가, 편집 디자이너 등 몇 명의 지인과 함께 ‘마음은 굴뚝같지만’이라는 이름으로 팀을 꾸려 크라우드 펀딩(https://tumblbug.com/chimney)을 진행, 목표액 155%를 달성하여 굴뚝 손편지 캠페인, 굿즈 및 책 판매, 투쟁기금 전달, 토크콘서트 등을 진행하며 파인텍 노동자들과의 인연이 깊어져 굴뚝농성 교섭 타결의 순간까지를 함께 할 수 있었다.

굴뚝농성 그 이후를 상기시킬 수 있는 연극 한편을 만들어보자
목동 열병합 발전소에서 파인텍 굴뚝농성이 두번째 겨울을 맞으며 농성 400일을 넘어서던 무렵,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은 무반응으로 일관하는 사측에 맞서 결국 무기한 단식농성을 선언했었다. 단식이 길어지는 사이, 사회/종교/예술계 인사들이 동조 단식으로 합류하였고 시민들의 연대 방문이 빈번해지던 무렵, 연극<이게 마지막이야>의 작가/연출/기획 세사람은 농성장에서 몇차례 만남을 가졌다. 세사람은 자연스레 ‘노동’에 관한 이야기를 종종 나누던 중, 이양구 연출은 굴뚝농성이 일단락되는 날이 오면 농성 그 이후를 기억하는 연극 한편을 만들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
굴뚝농성이 426일째 되던 2019년 1월 11일, 총 6차에 걸친 교섭 끝에 노조와 사측의 교섭이 어렵게 타결되었고, 조금의 시간이 흐른 3월부터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의 준비는 시작되었다.

노동, 특정 투쟁현장의 문제가 아닌, 우리 모두의 화두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의 제작진이 공통적으로 고민한 부분은 ‘노동’이라는 화두가 특정 노동투쟁 현장에 대한 연민이나 연대의식에만 머물지 않고, 어떻게 하면 우리 개개인의 일상과 연결지을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였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 굴뚝농성 현장 그 자체를 논픽션으로 담아내는 방식을 취할 것이 아니라, 고공농성을 모티브로 하되 투쟁 당사자보다 그 주변인물을 중심으로 그려내는 것이 적합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되었다.

이연주 작가는 사회 안에서 숱하게 무시되어 온 ‘약속’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 사회는 크고 작은 ‘약속’들의 안전망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누군가가 지키지 않은 약속은 가장 취약한 안전망부터 위협하기 시작하고, 결국 도미노처럼 개개인의 일상을 하나씩 파괴하기 시작해 모두의 생태계를 잠식한다는 것이다.
이 연극은 특정 노동투쟁 현장을 조명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어딘가에서 시작된 약속의 파기, 그로 인해 연쇄적으로 옥죄여오는 개개인의 자리, 결국 어디론가 뛰어내릴 수 밖에 없는 고공같은 일상은 결국 노동자로 살아가는 모두의 이야기가 된다.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시놉시스 :
우리의 싸움이 ‘각자의 것’이자 ‘모두의 것’인 이유에 대하여

연극<이게 마지막이야>는
작동을 멈춘 시계처럼 가동을 중단한 공장의 굴뚝에서 홀로 긴 시간을 보낸 남자와,
그를 기다리는 일상에서 기약 없는 세월을 흘려보낸 여자의 이야기다.

남자는 회사로부터 복직을 약속 받았으나
스스로 약속을 파기하고 멈춰버린 시간 속으로 들어가 버리고,
남자가 돌아오고 일상이 회복되기를 기다리던 여자는
빚만 늘어가는 삶 속에서 자꾸만 허물어져
깊은 나락으로 떨어져버리고만 싶은 심정을 느낀다.

여자는 밀린 학습지 비용을 받으러 찾아오는 학습지 교사에게서,
밀린 임금을 받으러 오는 아르바이트생에게서,
회사가 다시 약속을 파기한 이후에도 계속해서 싸우는 노동자에게서,
저마다 ‘각자의 자리가 고공농성의 자리가 되어버린’ 일상을 바라본다.
그들은 서로의 시간이 얽혀서 굵은 가닥을 형성하며 흘러가는 것을 느낀다.
즉, 극중 인물들을 통해 일상 속 각자의 자리가 바로 ‘고공(高空)’임을,
주인공(정화)은 자신의 남편이 얼마나 내려오고(혹은 뛰어내리고) 싶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는
각자의 어긋난 약속과 기약없는 기다림을 통해
현 사회에서의 노동의 의미와 사회적 연대를 재고해보고자 하며,
생존을 위해 노동하는 해고자 가족의 일상을 통해 해고의 고통을 들여다보는 한편,
온전히 자신의 노동으로 인식하게 되는 과정을 다루고자 한다.

▲    출연진 : 좌로부터 황순미, 조형래, 이지현, 정혜지, 김상보 © 문화예술의전당


작가의 말 / 이연주
“작년부터 이양구 연출과 ‘노동’에 대한 연극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장기투쟁사업장인 파인텍과 긴밀하게 연대하고 있던 정소은 피디와 이양구 연출과 농성장 근처에서 몇 번의 만남을 가졌고, 굴뚝을 올려다보며, 투쟁 기록이 담긴 책을 읽으며, 단식이 이어지고 교섭 결렬이 반복되는 과정을 보면서 끝없는 질문이 생겼습니다.
장기투쟁이 일상이 된 삶을 상상할 수 있을까? 약속과 책임이 무시되고, 유예되는 과정에서 결국 무엇을 지킬 수 있을까? 무엇을 지키려는 것일까? 우리의 노동은 안전한가? 우리의 일상은 안정적인가? 타인의 노동과 나의 노동은 어떻게 연결되고, 분리될까? 연대는 어떻게 형성되고, 유지되고, 파괴되는가?
일상과 투쟁, 일상과 노동, 일상과 고공, 그 사이의 경계를 들여다보려고 했습니다. 그 사이 어딘가에 있는 자신을 만나는 시간이길 바랍니다.“

장애인, 성소수자, 감정노동자 등 우리 사회 내 수많은 ‘나’의 이야기에 주목하며 작업을 해오고 있으며,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모습과 그로 인해 배제당한 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사회의 이면을 생각해본다. 주요 작품으로 연극 〈전화벨이 울린다〉, 〈이반검열〉, 〈삼풍백화점〉 등이 있다.

극단 ‘전화벨이 울린다’ 대표
2019 <예술가의 작업실-채봉감별곡> <예술가의 작업실-운영전> 각색/연출
2018 <오마르-내가 결국 될 수 있는 것> 연출
2017 <전쟁터 산책> 연출, <아무도 아닌> 각색/연출, <2017 이반검열> 구성/연출, <웃음의 고등학교> <유산균과 일진(日辰)> <대안가정생태보고서> <전화벨이 울린다> 연출
2016  <이반검열> 구성/연출
2015  <쉬는 시간> 연출, <삼풍백화점> 각색/연출, <장애, 제3의 언어로 말하다> 구성/연출

▲ “이게 마지막이야”, 대학로 연우소극장- 이연주 쓰고 이양구 연출,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 문화예술의전당



연출의 말 / 이양구
“고공농성을 ‘승리’로 마치고 내려온 한 사람이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방으로 들어가서 나오질 않습니다. 그의 아내는 언제나 그랬듯, 두 아이와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서 (마트를 떠나) 지금은 편의점에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연주 작가는 우리가 흔히 드나드는, 근로조건이 가장 취약한 노동 현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편의점을 배경으로 극을 시작합니다. 우리의 ‘편의’를 위해 노동하는 사람들의 삶이 겉으로는 ‘호의’로 감싸인 세계에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근로기준법에 적힌 노동권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음을 일상의 말들과 상황으로 잘 보여줍니다.
이 극은 동네 편의점에서 일하는 한 사람의 마음에서 출발하여, 고공에서 1년을 싸웠던 남편의 마음, 입구에 도착하는 여정으로 보입니다.
서울 목동에서 파인텍 고공농성이 진행되고 있었던 지난 겨울, 그다지 할 수 있는 일도 없던 터라 나중에 고공농성 이후를 기억하는 연극이나 한편 만들어보자고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날이 올까 싶어 하면서도 말입니다. 이러나저러나 약속된 시간은 다가오고 있어서 연극 무대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2008년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희곡 「별방」이 당선되었으며, 극단 해인과 연출가 동인 ‘혜화동 1번지’ 5기로도 활동했다. 2013년 평택 안정리 미군기지촌 여성들의 삶을 다룬 <일곱집매>로 서울연극제 우수상, 한국연극 베스트7, 이데일리 문화대상 연극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담임교사 상담을 기다리는 청소년들의 불안한 내면과 서로 간의 거리를 그린 <복도에서>로 2014년 한국연극 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연극 베스트3에 선정되었고, 손해배상 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들의 삶을 다룬 <노란봉투>로 2015년 레드어워드, 한국연극 베스트7을 수상했다. 연극으로 타인과 만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극단 ‘해인’ 대표
2018 <문밖에서> 구성/연출, <말없이> 작/연출
2017 <작전명: C가 왔다> 작
2015 <노란봉투> 작
2014 <복도에서> 작/연출


기획의 말 / 정소은
“굴뚝농성? 면전에서 고함을 쳐도 모자랄텐데 75미터 고공에서 ‘농성’을 한다는게 과연 승산있는 방법일까? 왜 그렇게 높은 곳에서 투쟁하는걸까?... 이런 지극히 초보적인(?) 의문을 품었던 것이 불과 작년 봄의 일입니다. 너무나 오래 전부터 수많은 노동자들이 크레인, 송전탑, 굴뚝...점점 더 높은 곳으로 전선을 형성해왔음에도, 저 스스로 노동투쟁 현장을 응시하기 시작한 것이 2년도 채 되지 않았다는 것은, 그만큼 ‘노동’이라는 화두가 저의 일상과 연결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이겠지요.  지하철역에서, 화력발전소에서, 빗물펌프장에서, 소모품처럼 사라져간 노동자들의 생명을 지켜보면서, ‘노동’이라는 단어는 이제 더 이상 우리에게 타자화된 개념어가 아니며, 언제부터인가 광장으로 사람들을 불러모으는 당사자적 온도를 내기 시작했음을 체감합니다. 이제는 ‘노동’이라는 단어가 누군가에 대한 응원이나 연대를 연상시키는 것이기 보다는, 나와 우리 스스로의 화두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그것이 이 연극 속에서 발견된다면 좋겠습니다.”

과거 몇 년간 근무했던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예술교육프로그램과 축제를 담당했고, 지금은 간간이 독립기획자로 활동 중. 작년에 진행한 파인텍 굴뚝농성 펀딩 프로젝트 <마음은 굴뚝같지만>이 계기가 되어 최근에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가능성을 주로 고민 중.

_2019 / <사랑 및 우정에서의 차별금지 및 권리구제에 관한 법률> 기획
_2018 / 파인텍 굴뚝농성에 연대하는 펀딩 프로젝트 <마음은 굴뚝같지만> 기획
  (https://tumblbug.com/chimney, 2018레드어워드 ‘주목할만한 연대’부문 수상)
_2017 / <남산예술산책> 기획, <플러그인 시티> 프로듀서

▲“이게 마지막이야”, 대학로 연우소극장- 이연주 쓰고 이양구 연출,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 문화예술의전당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이게 마지막이야”
9월 27일부터 10월 13일까지 대학로 연우소극장에서 공연

노동투쟁 현장에 대한 논픽션이 아닌,
‘개인의 일상을 노동의 관점’에서 바라보려는 시도

모든 개인의 생존활동은 ‘이미 그 자체로 노동’이며
저마다의 전선을 형성해 ‘농성 중’

각자의 자리가 고공농성의 자리가 되어버린 일상
우리의 노동은, 우리의 일상은, 안전한가?

▲ “이게 마지막이야”, 대학로 연우소극장- 이연주 쓰고 이양구 연출,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 문화예술의전당


ㅇ공연제목 : 이게 마지막이야
ㅇ공연기간 : 2019. 9.27-10.13
ㅇ공연시간 : 월화목금 8시, 토일 3시, 수요일 공연 없음 (총 15회 공연)
ㅇ공연장소 : 연우소극장

ㅇ작 : 이연주 / 연출 : 이양구 / 기획 : 정소은
ㅇ출연 : 김상보, 이지현, 정혜지, 조형래, 황순미
ㅇ조명 디자인 : 고귀경 / 무대 디자인 : 조경훈 / 사운드 디자인 : 정혜수
  무대감독 : 예일 / 조연출 : 김이안 / 홍보물 디자인 : 신지영
  사진 : 박태양 / 신체훈련 : 선인

ㅇ제작 : 전화벨이 울린다
ㅇ후원 : 서울문화재단, 연우소극장

ㅇ티켓 : 전석 20,000원
ㅇ링크 : https://tumblbug.com/2019last

▲ “이게 마지막이야”, 대학로 연우소극장- 이연주 쓰고 이양구 연출, 지금 노동중인 모두를 위한 연극    © 문화예술의전당


관객과의 대화
9.28(토), 10.5(토), 10.12(토) 3시 공연 종료 후

할인안내
-아르바이트 노동자 본인 및 동반 1인 무료
-장기투쟁사업장 노동자 본인 및 동반 1인 무료
-비정규직 노동자 50% 할인
-예술인 50% 할인

문의
-페이스북 페이지 : ‘이게 마지막이야’
-이메일 : last0927@naver.com
★텀블벅 펀딩 진행 중 : https://tumblbug.com/2019last

오시는 길
연우소극장
서울시 종로구 창경궁로35길 21
혜화역 4번출구에서 500미터 도보 이동

[김혜경 기자]  blueralra@lullu.net




  • 도배방지 이미지

관련기사목록
포토뉴스
박진 전 외교부장관, 4월 10일 총선 서대문구(을) 기호 2번 국민의힘 예비후보로 등록
1/64